여행은 추상적인 생각이 아니라 구체적인 경험으로 채워진다.
낯선 음식과 식사는 여행에 대한 기대와 설렘을 높이고 여행지와 친밀한 교감을 나누게 한다.
그 빛깔과 냄새와 맛, 분위기는 기억보다 몸에 더 깊게 각인된다.
내게 여행을 한가지로만 말하라면 단연코 먹으러 다니는 것이다.
성경 속 예수님도 기도 , 단식, 참선, 묵상, 고행에 앞서 제자들이나 가난한 사람들과 즐겁게 나눈 식사를 중시했다고 하면 불경한 말이 되려나?
1. 궁원안과(宮原眼科)
먹는 얘기에 웬 안과일까 하겠지만 이곳은 타이쭝에서 유명한 과자가게이자 아이스크림 가게이다.
원래 일제 점령기인 1920년대 일본인 안과 의사 미야하라(宮原, みやはら)가 세운 병원 이름을 지금까지 그대로 쓰고 있는 것이다. 구글 지도의 영문 이름도 Miyahara이다.

타이중 기차역 근처에 있는 이 가게는 늘 사람들로 북적인다.
타이중에서는 좀처럼 만나기 힘들던 우리나라 여행객들도 이곳에서는 보게 된다.
내부에 들어가면 자못 화려하여 마치 보석상에 들어온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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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원안과에서는 파인애플 케이크 펑리수(鳳梨酥)를 비롯한 다양한 디저트류의 과자를 팔고 있다.
타이완에는 여러 회사에서 만든 펑리수가 있다.
맛의 차이는 알 수 없지만 이곳의 펑리수는 포장이 제일 화려했다.

케이크 가게 옆쪽에서는 아이스크림을 팔고 있다.
달달이를 좋아하는 초등 입맛의 내가 지나칠 수 없다.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만든 줄이 길지만 순환은 빠르다.

제일 작은 단품으로 하나를 시켜 아내와 나누어 먹었다.
배스킨라빈스나 콜드스톤의 아이스크림보다는 단맛이 덜하긴 했지만 그냥 아이스크림이었다.

2. 일복당로점(一福堂老店)
궁원안과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이곳에서는 타이쭝을 대표하는 전통과자 태양병(太陽餠)을 샀다. 태양병은 결이 겹겹이 살아 있는 페이스트리 사이에 달달한 앙금이 들어 있는 바삭하면서도 푹신한 식감의 과자(빵?)이다.


3. 딘타이펑(鼎泰豐)
1958년 타이베이에서 작은 식용유 판매점으로 시작했다가 1970년대 샤오롱바오로 전환한 이 식당은 이제 전 세계 13개국 170여 개의 매장을 운영하는 거대 기업이 되었다.
우리나라에는 2004년에 들어왔다.
아내와 여행하는 곳에 딘타이펑이 있으면 꼭 가보게 된다.
안 가려고 해보기도 하지만 자석에 끌리듯 어쩔 수 없이 가게 된다.
문제는 어디서나, 특히 대만에서는 오래 기다려야 하다는 점이다.
매번 시키는 메뉴는 같다. 샤오롱바오, 달걀볶음밥, 오이샐러드.
매번 만족도가 높은 것도 똑같다. 볶음밥을 좋아하는 손자저하들에게 집에서도 해주기 위해 챗지피티에 볶음밥 레시피를 물어 만들어본 적도 있지만 딘타이펑의 맛은 넘사벽이었다.



4. Arisyama (嵐山)
숙소 가까이 있어 들어갔는데 제법 인기가 있는 음식점이었는지 사람들이 순식간에 만석이 되었다.
교토식 규가츠를 내는 식당이라고 했다. 소고기를 빵가루로 입혀 겉을 바삭하게 익히고 속은 거의 익히지 않은 상태로 나온 고기를 작은 돌판에 살짝 익혀 와사비소스에 찍어 먹는 방식이다.




5. Newbi Sukiyaki(牛比蔥壽喜燒)
타이쭝뿐만 아니라 타이완은 전반적으로 일본 문화가 강해 보인다.
일본 음식점이 우리나라에도 많지만 타이완 도시에서는 음식점만 보면 여기가 일본이 아닌지 헷갈릴 정도다.
특별히 일본음식을 좋아해서가 아니라 단지 숙소에서 가까워서 가게 되었다.
일본식 전골요리인 수끼야기는 소고 백화점 13층에 있는 식당 "뉴비"에서 먹었다.
위 규가츠와 같이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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