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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사진/중국

타이쭝(台中) 8-이런저런(끝)

by 장돌뱅이. 2025. 9. 13.

예전에 비하면 거의 술을 안 마시는 편이지만 그래도 여행을 와서 하루 일정을 마치고 창밖 야경을 내다보며 시원하게 맥주 한 캔을 하는 즐거움까지 외면할 순 없다.
특히나 파란 하늘로 맑아서 좋은 대신 맹렬하게 쏘아대는 타이쭝의 햇빛 속을 걸어 다닌 날이라면.

타이완의 '금메달 맥주'는 우리나라 맥주와 크게 다르지 않은 그냥 평범한 맥주였다.

타이완에 오면 즐겨 마시게 되는 맥주는 역시 '18일 맥주'다.
정식 명칭은 "Taiwan Beer 18 Days Draft(臺灣啤酒 18天生啤酒)다.
살균처리를 하지 않은 생맥주라 제조일로부터 18일 이내에만 마실 수 있다고 한다.
짧은 유통 기한 때문에 당연히 한국에서는 먹을 수 없다.
평소 바디감이 묵직한 에일(Ale) 맥주를 좋아하는 편이지만 '18일 맥주'는 가벼운 맛인데도 상큼하고 목넘김이 부드러워 타이완에서만 가능하다는 제한이 없더라도 찾고 싶은 맥주다.

아열대의 무더운 날씨에 수영도 빼놓을 수 없겠다.
동남아에서처럼 수영장 '죽돌이죽순이'는 되지 않았지만 잠깐씩 달궈진 몸을 식히곤 했다.

숙소 앞 지하도의 벽면에 지난(아마 2019년 격렬했던) 홍콩 시위에 대한 지지와 중국 규탄의 빛바랜 벽보와 벽화 등이 남아 있었다. 중국은 완강했고 끝내 홍콩 시민들의 뜻은 실현되지 않았다.

힘에 의한 '평화'는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그러면서도 강자의 이데올로기에는 항상 자유, 행복, 정의, 평화, 평등 등의 아름다운 낱말들이 등장한다.
며칠 전 '전승 80주년' 기념식의 시진핑 연설에서도 빠짐없이 평화, 역사, 발전 따위의 말이 나왔다.
그래도 대놓고 MAGA를 외치며 온 세상을 휘젓는 미국보다는 나은 걸까?
'공개적으로 널 엿먹이겠다고 엿먹이는 놈과 안 그런 척하면서 엿먹이는 놈'의 차이일 뿐이겠지만.

타이중공항의 라운지.
공항 규모처럼 아담했다. 
창밖으로 여행동안 잘 참아주던 비가 쏟아졌다. 
떠나올 때도 돌아갈 때도 라운지에서 비행기를 기다리는 시간이 제일 좋다.
"이제 비행기만 타면 되잖아."
무언가를 잘 정리했다는 개운함과 새로운 시간이 다가온다는 설렘을 느낀다.
비행기가 늦어진다 해도 창문 아래서 느긋하게 기다릴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처음인데 여러 번 다녀간 곳처럼 익숙한 느낌이 들었던 타이쭝이었다.
돌아가면 복잡한 세상 일들이 제자리로 돌아갔을 것 같은 상상도 해본다.

이번 타이쭝 여행을 유튜브 영상으로 정리해본다.
https://youtu.be/MpzPyyMBOX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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