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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단상

콩나물

by 장돌뱅이. 2013. 2. 19.

귀농을 한 후배의 블로그에서 콩나물 기르는 글을 보았다.
그의 지침을 받아 나도 아내와 콩나물을 길러 보았다.
생각보다 간단한 일이었다.

먼저 콩을 물에 하루 정도 불렸다.
콩나물 기르기에 적당한 그릇이나 시루 같은 것이 없어 물이 잘 빠지도록 페트병의 밑을 송곳으로 뚫어 만들었다. 불린 콩을 그곳에 옮겨 닮고 젖은 수건을 덮고 햇빛이 들어가지 않도록 큰 천으로 페트병을 덮었다. 그러고 나서는 하루에 대여섯 번씩 물만 주면 되었다.

퇴근을 하면 콩나물 단지부터 먼저 보게 되었다.
그럴 때마다 나는 풍년의 수확을 앞둔 거대한 농장의 주인처럼 아내에게 소리를 치곤 했다.
"우와! 이것 좀 와서 봐봐!"
어릴 적 콩나물 시루에 물을 부으시던 어머니가 생각나기도 했다.

조바심을 치며 일주일 정도가 지나자 늘씬늘씬하게 줄기가 자라났다.
설 전 주말을 기해 콩나물을 거두어 다듬었다. 제법 많은 양이었다.
맑은 콩나물 국을 끓이고도 남아 명태를 넣고 된장을 풀어 콩나물된장국도 만들었다. 마트에서 사는 콩나물보다 좀 마르고 볼품이 없어 보였지만 그게 더 특별하다며 아내는 맛있게 먹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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