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아침 동달모(동네 달리기 모임) 에서 5K 달리기를 했다.
매번 그렇듯 동네 골프장 둘레를 한바퀴 도는 코스였다.
나는 달렸고 아내는 달리기 대신 이웃과 이야기를 나누며 걸었다.
간단한 아침식사를 하고 이웃과 헤어져 집으로 돌아오는데 아내가 말했다.
"그냥 집으로 가기에는 날씨가 너무 좋다."
한국은 폭설에 한파까지 기승이라는데 샌디에고는
더없이 화창한 날씨였다. 마치 무르익은 봄날씨 같았다.
아내의 제안으로 집에서 가까운 라이스캐년의 트레일을 한 시간 정도 더 걷기로 했다.
집 가까이 포장하지 않은 흙길이 있다는 것은 큰 재산이다.
더불어 쨍쨍하고 눈부시며 따사로운 햇빛.
파란 하늘.
맑은 공기.
길 위에 가라앉은 정적.
한 차례 걷고난 뒤인데도 여전히 가뿐한 아내의 발걸음.
나는 더 바랄 것이 없는 마음으로 아내와 나란히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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