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은 올해 들어 가장 화사한 날이었다.
방송에선 여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 했지만
여름보다는 계절적으로 가까운 봄이 완연한 하루였다.
아내와 집 주변의 큰길을 따라 걸어보았다.
눈이 부시게 쏟아져내리는 햇볕 속에
담장과 길을 따라 여기저기 꽃들이 피어나고 있었다.
미국 생활을 시작하면서 한번도 이사를 하지 않은 터라
눈에 익은 풍경의 동네이고
해마다 봄이면 오고가는 길에 자주 눈길을 주었을 꽃들이지만
마치 처음 대하는 풍경이고 꽃인 것 같아,
한 시간 넘게 걷는 내내 수다스러울 정도로 탄성을 질러야 했다.
"이 꽃이 정말 작년에도 이곳에 있었다고?!"
기다림과 인내의 시간을 끝낸 꽃들은 화려하기 그지 없었다.
인간이 쌓아온 그 어떤 지식도 들에 핀 꽃 한송이의 신비를?
온전하게 설명하지 못 한다고 했다. 하물며 무리 지어 피어난
꽃들과 이국에서 만나게 된 사연과 인연이야 말해 무엇 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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