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부터 청도가 고향인 지인으로부터 소싸움 축제를 보러오라는
제의를 받아왔으나 이런저런 일로 미루기만 하다 올해는 마음 먹고 아내와 다녀왔다.
처음 본 소싸움.
생각보다는 볼 만 했다.
짧게는 10분 안팎에서 길게는 한시간도 넘게 소들은 머리를 맞대고
거칠게 싸웠다. 지칠수록 혀가 길게 나오고 침이 허옇게 흘렀다.
두 소중 하나가 마주대었던 고개를 빼고 등을 돌리는 순간, 싸움은 끝나고
소는 거짓말처럼 '글래디에이터'에서 원래의 양순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싸움소는 모두 숫소라고 한다.
소들이 싸우게 하는 적개심(?)이 암컷을 차지하기 위한 본능에 기인한 것인지
아니면 반복 교육의 효과인지는 모르겠다.
그 어느쪽이던 싸움장 밖에 매어놓았을 때는 서로에게 무관심하던 소들이
어떻게 싸움장 안으로만 들어오면 머리를 맞대고 처절하게 싸우는 것인지
싸움의 승패보다 그것이 신기하고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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