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생활 한달남짓.
한국에서 분리수거를 하면서 인간이 버리는 쓰레기의 양이 엄청나다고 느꼈었다.
얼마되지 않은 식구의 쓰레기가 이정도라니 하고 놀랐었으니까.
분리수거 정말 열심히 했다.
우유팩은 펴서 씻어말리고, 요구르트병은 병대로, 맥주소주병 따로,
캔도 씻어서 물기없이, 폐지는 박스에 넣고,
비닐도 검정색 흰색따로, 건전지는 건전지함에
전구는 전구함에, 의류는 의류함에, 달걀바구니따로....
그리고 나머지 안되는것은 쓰레기 봉투로.
내가 사는 이곳만 그런지 아닌지는 나는 모르겠다.
이 아파트단지는 그렇다.
커다란 아무 비닐봉지에 아무 쓰레기나 같이 넣어서
월, 수, 금에 문앞에 내놓기만 하면 누군가 수거해간다.
그때를 놓치면 아파트 한쪽켠에 마련된 곳에 갔다버리면 된다.
슈퍼에서 물건을 사면 비닐 봉투값을 받지도 않는다.
그저 슈퍼에서 얻은 비닐봉투에 이거저거 넣어 집앞에 놓아두면 끝이다.
음식물쓰레기는 또 어떤가.
한국에서는 음식물을 따로 모아 버렸었다.
가끔 칠칠치못한 아줌마들때문에 엘리베이터안이 고약한 냄새로 진동할때도 있었지만
나름 열심히들 하고 있었는데
여긴 아니다.
미국에서 가장 놀란 부분이 바로
씽크대에서 바로 음식물쓰레기가 처리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어느 아파트인가 그렇다는 소리를 들은것도 같고.
아무튼 음식물을 씽크대에 넣고 스위치만 올리면
드르륵 소리와 함께 감쪽같이 없어진다.
쑥 빨려들어가는 것을 보면 시원한 느낌이 들때도 있다.
그런데 이게 어디로 간단말인가?
난 모른다.
그다음은 어떻게 처리가 되는지...
그냥 무슨 잘못이라도 저지른 기분으로 스위치를 꺼버린다.
이래도 되나하는 심정으로 음식물이 내려간 곳을 쳐다볼 뿐.
습관이란 무서운 것이라는데
십년넘게 해온 분리수거 습관으로
아직은 이런게 어색하고 죄스런 마음이지만
차차 익숙해지면 그리고 편한맛을 알면
당연한 것처럼 행동을 하게 될 것이다.
여기 미국사람들이 그러듯이.....
(200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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