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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사진/한국

신두리 해안과 안면도

by 장돌뱅이. 2013. 5. 31.

  

작년에 봄에서 가을까지 4번에 걸쳐
태안의 신두리와 안면도의 소나무 숲을 가보았습니다.
 

 

그 어느 때나 진한 감동을 받고 왔습니다. 

 

80만평 드넓은 신두리 모래언덕.
그 속에 습지가 있고 독특한 지형이니만큼
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든 동식물이 살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 소나무들의 당당하고 멋진 모습을 보여주는
안면도의 소나무 숲길도 신두리 해안에 버금가는 길입니다.
파도와 바람과 햇살과 구름과 비가 힘을 모아
수만 년에 걸쳐 만든 땅.
누구건 그 길을 걸어본 사람이라면
그 아름다움이 가슴 깊이 사무칠 것입니다.
 

그런데 채 100년을 못사는
우리 인간들이 그곳에 남긴 자취는...

그 햐얀 해변에 죽음의 검은 기름띠가 퍼졌다는
소식에 놀라고 슬펐습니다.
사람들의 발자국 소리에 놀라
바쁘게 숨던 앙증맞은작은 게들의 생사가
걱정이 되는 한편
설날에도 한숨 속에 보냈다는
그곳 어민들의 소식은 더욱 우울해집니다.
 

 

 

일을 저지르고도 참회할 줄 모르는
뻔뻔한 논리와 인식에 분노를 넘어서
차라리 연민을 느껴보기도 합니다.
 

 

 



그때 그곳을 걸을 때
하얀 모래와 망망한 바다,
초록의 풀과
무성한 소나무 숲 사잇길을 걸을 때
좀 더 천천히 걸었어야 했거늘.
신발을 벗고 맨발로
그 부드럽고 뽀송함을
깊게 느껴보았어야 했을 것을.

(2008.2)
*2007년 12월 충남 태인군 앞바다에서 홍콩 선적의 유조선과 삼성물산 소속의 삼성1호가 충돌하여
최악의 기름 유출 사고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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