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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사진/미국

팜스프링스에 가면

by 장돌뱅이. 2013. 6. 1.

팜스프링스를 계획하며 남편이 조심스레 묻는다.
이번에는 'INN'에 묶을건데 어떨까하고.
사실 여행을 계획하며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이 숙소이다.
그런 남편이 'INN'에 묶을거라는데 조금은 의아해졌다.
앞으로 미국에서의 여행은 주로 INN에서 묶을거라는 말까지 덧붙이며.
미국이 아무리 물가가 비싸도 그렇지 'INN'에 묵다니...
그런 생각에 조금은 실망을 한것도 사실이다.
(INN에 대해 영어 사전 속의 의미로만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HOLIDAY INN도 있었는데 말이다.) 


미국에서의 길찾기는 쉬운편이다.
한국에서도 남편은 지도를 이용하여 길을 찾는 것을 즐기는 편이다.
미국에서도 컴퓨터에 주소를 입력하면
가는 길이 세밀하게 프린트가 되어 그대로 찾아가면 된다.

팜스프링스에 도착하여 숙소를 가는길에
하얏트호텔 등 이름만 들어도 아는 호텔들을 지나면서 아쉬움을 속으로 감추어야만 했다.
회사일로 아는 분은 기왕에 가는데 조금 좋은 숙소에 묶을 것을 권유했다는데......

 



시간 반정도 운전을 하여 찾아간 우리의 숙소 'CASA CODY'
가정집의 문을 열듯 문을 열고 들어간 마당에는
푸른 잔디에 조그만 수영장, 그리고 예쁜 알록달록한 자그마한 꽃,
군데군데 서있는 커다란 나무에는
귤, 레몬, 그리고 이름모르는 과일들이 주렁주렁 매달려있었다.
지금까지의 걱정을 한순간에 모두 씻어주는 정다운 풍경.
우리방을 찾아가는 동안 우리는 한껏 기분이 좋아졌다.
어머니가 정갈하게 치워놓은 것같은 우리의 방.
오래되었으나 그래서 더 정이 가는 그런 방이었다.

우리는 CASA CODY 에서의 산책을 좋아했다.
아침에도, 저녁때도, 한밤중에도.
수영장가에 앉아 까만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며
말없이 앉아있는 것도 좋아했다.

나의 손을 꼭잡고 나즈막히 들려주는
남편의 노래소리가 잘 어울리는 그런 집.
CASA CODY는 그런 곳이었다. 

하얏트는 세계 어디에도 있는 똑같은 호텔이지 않느냐는
남편의 말을 맞는 말이었다.
INN에 대한 나의 좁은 융통성을 넓혀준 CASA CODY.
정말 사랑스러운 곳이다.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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