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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단상

슈퍼루키의 세상알기 2 - 회식(딸아이의 글)

by 장돌뱅이. 2013. 6. 6.




나는 군대가는 아이들이 주저리주저리.. 군기에 대해서 늘어놓는 다거나,
이등병의 군대적응 얘기를 늘어놓는데 신물이 나는 사람이다.
그얘기가 그 얘기고, 그 얘기가 그 얘기니까.
그런데 요즘 나의 생활을 보고 있노라면, 딱 그애들과 다를바가 없다.
자기소개는 어떻게 하며, 장기자랑에선 무슨노래를 불러야 하는지... 등등등에 관한 얘기..
매번 똑같은 얘기에 똑같이 동요되고 똑같이 누그러지며 똑같이 불안해하고 똑같이 안심한다.

직장인이 되고 알았던 사실은, 컨디션을 사먹는 직장인, 그러니까 신입사원의 경우,
TV광고에서처럼 다함께 웃으며 마시기 보단, 살아남아 흐트러지지 않기 위해
비장한 각오로 마신다는 사실이었다. 맙소사... 그걸 그토록 미화시키다니...

대학생으로써 가질 수 있는 특권이 MT라면, 직장인만이 가질 수 있는 단어는 바로 회식인 듯 싶다.
새내기로써의 MT가 떨리듯, 신입사원으로써의 회식은 떨리게 마련이다.
나는 두번의 회식에 참여했다. 한번은 부서내에 파트에서 여자 신입사원이 들어와서 가졌던
특별한 파트회식(사실 다른 파트는 아직 파트회식을 하지 않았다.)이었고
한번은 부장님이 오신 부서 전체 회식이었다.
어땠냐고 많이들 묻는데, 나는 많이 긴장했었지만 나름대로 재미있었던 것 같다.
대학생활보다 훨씬더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모이다 보니, 대화의 주제도 다양해졌다.
결혼, 상견례, 자녀교육 등등등 멀게만 느껴지는 이야기들까지..

신입사원은 회식자리가 긴장되게 마련이지만 그나마 다행인 것은
회식은 보통 대다수, 거의가 고깃집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만약 내가 싫어하는 굴이 왕창 나왔다면, 특히 생굴만 왕창 나왔다면,
나는 회식날만 오면 우울증이 생겼을지도 모른다.
물론 서로 얘기를 들으면서, 불판 바라보며 뒤집고 뒤집고 뒤집어서
젤 맛없는 고기가 회식자리 고기라고 하지만,
그래도 고기가 있어서 힘이 되고 위안이 된다. 
안타깝게도 긴장한 탓에 평소만큼 못먹긴 하지만..

회식, 별거 아니네 ㅋ

(200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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