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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단상

필리핀에 경의를 보낸다

by 장돌뱅이. 2013. 6. 8.




방콕의 한 골목길에서 찍은 사진.
엄숙한 식사 중.

그렇죠.
열심히 먹어야
열심히 일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신뢰를 잃어버린 음식은
더 이상 음식이 아닐 겁니다.
내 자식들이 먹어야 할 먹거리를
사업흥정의 대상으로 삼아선 안되겠죠.
설사 그것으로 자동차 몇 대를 더 팔 수 있다고
하더라도 말입니다.

더군다나 독립국가로서 최소한의 자존심도 지키지 못한 흥정이라니요.

   미국에서는 "다우너"(downer)라고 불리는 주저앉는 소(기립불능우)라도 1차 도축 검사를
  통과하고 나면, 설사 계속 주저앉더라도 도축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다보니, 주저앉는
  소를 1차 검사에 통과시키기 위해 전기 충격을 가하거나 지게차로 밀어 내기도 한답니다.

  그래서 필리핀은 2007년 11월, 미국과 쇠고기 광우병 검역 기준을 협의하면서, 쇠고기는
   다우너 소가 도축된 고기가 아님을 미국 정부가 별도의 증명서(Letterhead Certificate for
   Beef for Export to the Philippines)로 증명해 줄 것을 관철시켰습니다.
   이 증명서에는 다음과 같은 문구가 들어간다고 합니다.

  The meat were not derived from non-ambulatory disabled cattle offered for
  slaughter. (이 쇠고기는 주저앉는 장애 소를 도축한 고기가 아님)   

   이로써, 적어도 필리핀으로 수출되는 미국 쇠고기는 다우너 쇠고기가 아님을 미국정부가
   공적으로 별도 증명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떠할까?
   노무현 정부에서 미국 정부는 수출 검역 증명서에서 도축된 소가 광우병 의심소가
   아님을 증명해야 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번에 합의된 검역 조건에서는, 더 이상 미국은
   광우병 의심소를 도축한 고기가 아닌 것임을 한국에게 증명할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왜냐하면 위 내용은 더 이상 미국의 수출 검역 증명서 기재 사항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프레시안 "송기호칼럼"에서 인용정리 -

위 칼럼의 제목은 "필리핀보다 못한 광우병 협상"이었습니다.
우리는 딸러 몇 장 더 가지고 있다고
필리핀을 한 수 아래로 볼 지 모르지만
제목을 이해한다면
듣는 필리핀 사람들은 몹시 불쾌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구린내 곰곰" 나도
믿을만한 음식을 먹고 싶습니다.

미친소,
'값싸고 질 좋은 고기' 좋아하는
2MB 몫만 남겨두고 나머지는 돌려보냅시다.

(2008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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