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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단상

샌디에고 아시아영화제1 - "나눔의집"

by 장돌뱅이. 2013. 6. 20.


샌디에고에서 아시아 영화제(THE 9TH ANNUAL SANDIEGO ASIAN FILM FESTIVAL)가 열렸다.
간만에 극장에서 한국 영화를 볼 수 있는 기회라 아내와 함께 하루 저녁에 두 편의 영화를 보았다.

그 첫번째.
"나눔의 집(HOUSE OF SHARING)".

일본제국주의가 저지른 잔인한 전쟁범죄 중의 하나인
이른바  '위안부'에 관한 기록영화였다.
이제 80대를 훌쩍 넘긴 몇 분의 할머니들이 지울수 없는 깊은 상처를
지닌 채 그곳 "나눔의 집"에서 살고 계셨다.
 


*위 사진 : 영화제 홈페이지에서 인용

심부름을 다녀오던 열다섯살의 어린 소녀가
막 결혼을 한 스물 두살의 신부가
집안 일을 도맡아 꾸려 나가던 소녀 가장이
.......
무려 20만명으로 추정되는
우리의 여성들이 어느 날 영문도 모른 채
먼 곳으로 끌려가 일본군들에게 강제로 능욕을 당했다.
그리고 그들의 삶과 기억은 그곳에 멈춰버렸다.

카메라는 그런 할머니들의 잔잔한 일상 속에서
그 잔인한 기억의 뿌리 깊음과 아픔을
과장 없이 잡아내고 있었다.

수 년동안 할머니들은 매주 수요일이면 빠짐없이
불편한 몸을 이끌고
서울 주재 일본대사관 앞에 나가
일본인들이 과거에 저지른 죄에 대한
인정과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저들은 자신들의 범죄 행위는 물론
'위안부'의 실체마저 완고하게 부정하고 있다.
 


*위 사진 : 영화제 홈페이지에서 인용

놀라운 것은 저들의 철면피보다  
우리 대통령의 '너그러움'(?)이다.
우리의 대통령은 당선되면서부터
"과거에 얽매여 있으면 오늘이 불행에 질 수 밖에 없다"며
미래를 위해 '실용적으로' 일본을 용서하자고 했다.
그의 실용은 일본의 강화된
'독도영유권 주장'이란 메아리가 되어 돌아왔다.

요즈음 나라 살림살이를 보면
그의 '실용'이란 게 도무지 우리의 밥상 위에
따뜻한 밥 한 그릇이 되어 오를 것 같아보이지도 않지만
인간의 존엄이 무너진 곳에
설사 밥을 고봉으로 쌓아본들
거기에서 무슨 행복이 나오겠는가.


*위 사진 : 영화가 끝난 후 감독과 관객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저들이 사과와 참회로 과거사를 정리하지 않는한
지난 과거는 더 이상 과거가 아니라
늘 현재의 문제로 남을 일 뿐이다.
그 기억하고 싶지 않은 일들이
왜 흉터가 아니고 상처인지
우리의 통치자도 한번 '실용적으로'
이 영화를 보았으면 한다.

(20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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