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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단상

낯설음(곱단이의 글)

by 장돌뱅이. 2013. 6. 19.




아침에 무심코 티비를 켰는데
주절주절 영어들이 튀어나올때.

파 한단이 필요해도
차를 타고 슈퍼에 가야할때.

길거리 스톱싸인에서 서지않아서
300불이라는 거금의 딱지를 끊게되었다고 들었을때.

프리웨이에서 돈을 내지않고 들고날고할때.

강남에서나 볼 수있던 외제차가 흔하고
국산차를 보면 반가울때.

한국말이 들리면 반가울때.

76이라는 숫자를 보면 주유가 생각날때.

아파트에서 내다본 풍경이 잔디밭일때.

카펫용 커다란 청소기와 씨름할때.

처음보는 사람에게도
웃으면서 인사를 할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서 화장기를 볼 수없을때.

그럴때면 문득문득 낯설음을 느낀다.

그러나 내가 가장 낯설음을 느끼며 동시에 부러웠던 것은 두가지이다.

하나는 동네에서 잠깐동안이라도 자전거를 탈때조차도
모든 어린이들은 안전모를 착용한다는 것이다.
날씨도 더운 이곳에서 안전모가 무겁고 더울텐데도
어려서부터 안전에 습관을 들이는것 같았다.

그리고 버스에서 본 기사 아저씨의 친절이다.
내가 타고 다니는 버스는 병원앞을 지나기때문에
휠체어의 손님들이 가끔 있다.
그럴때면 기사 아저씨는 자리에서 일어나
휠체어가 올라올 수 있게끔 미끄럼을 내리고
휠체어가 올라오면 버스 좌석의 기둥들과
윗부분과 아랫부분에 안전벨트를 매어준다.
보호자는 아무것도 하지않고 바라보기만 한다.

또 길을 모르는 손님이 물어보면
정류장에 서서 자리에서 나와 자세히 가르쳐주신다.
물론 손님들도 불평을 하는 사람은 없다.

그리고 신기한게 생각되었던 것은
버스의 앞부분에 자전거를 매달수 있는 장치가 있는 점이다.
물론 손님이 버스에서 자전거를 내려서 도로에 올라갈때까지
우리 버스는 기다리고 있다.
도로가 넓고 손님은 적은 이곳에서니까 가능할테지만.

아직은 얼마되지않아
익숙치가 않아서 느껴지는 감정이리라.
아니, 오랜기간이 지나도 이 낯설음은
없어지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20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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