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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단상

사람아......

by 장돌뱅이. 2013. 6. 19.




   이글거리는 불구덩이 속에서

   그의 욕된 살과 뼈들이
   이승의 고단한 짐을 벗는 동안
   우리는 둘러서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그를 실은 연기 한 줌과
   우리가 피워 올린 담배 연기가
   잠시 만나 허공에 흩어지는 동안
   삶이란 저 연기 같은 거라고
   이십여 년 인연의 올들을
   한순간 툭 끊고 가는 바람 앞에
   아니라고,
   단단한 매듭 하나 묶는 일이라고
   앞가슴 풀어헤쳐 맞서고 싶었다
   칼바람 사이 내리꽂는
   시리고 투명한 겨울볕처럼
   한순간 더운 눈물 솟구쳐
   저 헐벗은 나뭇가지들
   새잎 돋게 하고 싶었다  
          -고증식의 시,  "매듭을 묶다" -


살아보리라
까짓 거!

100년을 꼬박 살아도
기껏 3만6천 일.

당당하게 소리치며
굵은 매듭 하나 짓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장딴지에 힘주는 안간힘으로
버팅겨 지낼 수는 있으리라.

그렇지 못한다 하더라도
스스로 갈 길 서두르는
모진 가련함으로
눈물 많은 세상에
슬픈 사연 하나
더 할 필요가 무엇 있으랴

사람아...
최진실아...

(2008.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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