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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단상

렛쓰고 타이거즈

by 장돌뱅이. 2013. 7. 30.

 



삼십년 가까이 살았지만 아내와는 많은 부분에서 성격과 취향이 다르다.
그 때문에 종종 다툼이 있지만 그 다름은 어느 일방의 독주를  견제하며
동시에 서로의 약점을 보완하여 조화롭게 일상의 균형을 유지해준다.
부부란 신비롭고 놀라운 인연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갈수록 부부간에 공통의 취미나 흥미거리를 공유하는 것도
다름만큼이나 중요해 보인다. 야구는 아내와 내가 함께 나누는 흥미거리 중의 하나이다.
특히 아내는 프로야구 이전 70년대부터 고교야구의 열성팬이었다. 연애 시절 우리는
종종 고교야구가 열리는 서울운동장 야구장의 외야석에 앉아있곤 했다.

미국과 한국에서 거의 동시에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이 시작되었다.
조금 일찍 시작한 미국은 아메리칸리그와 내셔널리그의 디비젼시리즈 DIVISION SERIES
(3선승제의 리그별 준결승)를 거쳐서 어제부터 4선승제의 리그별 참피언시리즈가 시작되었다.
현재 아메리칸리그는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와 텍사스레인져스가,
내셔널리그는 밀워키브루워즈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즈가 리그별 참피언을 두고 맞붙어 있다.
아메리칸리그와 내셔벌리그의 참피언들끼리 맞붙는 것이 월드시리즈이다.
30개 팀이 있는 메이저리그의 최종 우승자를 가리는 경기는 10월말까지 계속된다.

한국도 타이거즈와 와이번즈가 준플에이오프를 벌이고 있다.
지난 주말 2연전은 행복했다. 경기의 승패와 상관없이 뒷날 출근 걱정이 없는 주말인데다가
경기시작이 이곳 시간으로 금요일 밤10시이기(한국시간 토요일 오후 2시)  때문이다.
한국의 저녁 6시경부터 시작되는 경기는 이곳에서는 새벽이라 웬만한 열성이 아니고서는
보기가 힘들다.

아내와 손바닥을 마주쳐 가며 기아의 2연승을 응원했다.
윤석민의 놀라운 역투와 차일목의 짜릿한 만루홈런,
그리고 한기주의 아쉬운 피칭이 우리에게 환호와 한숨을 주었지만
인터넷 중계로 보는 한국의 가을 열전은 즐겁기만 한 일이었다.

(201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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