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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사진/한국

잘 먹고 잘 살자 19 - 서울 청담동 퓨전 음식 외

by 장돌뱅이. 2013. 8. 9.

언제부터인가 서울 청담동은 '럭셔리'의 대명사가 되었다.
의상과 머리, 웨딩전문점 뿐만 아니라 음식점이나 카페에 있어서도 그렇다.
아내와 가본 몇 곳의 서양 내지는 퓨전 음식점들이다.
모든 내용이 2005년 이전의 것이기 때문에 변화가 심한
청담동에서 아직 정보로서의 가치가 유효한 지는 잘 모르겠다.

 
1. 퓨전 음식의 원조 "궁"
 

 

 

 



어느 때든 마찬가지지만, 특히 어둠이 내린 후 청담사거리에서 도산사거리쪽으로
가다가 농협건물을 끼고 우회전하여 계속 직진을 하면 어느 순간 투명한 유리
안쪽에서 조명을
받아 신비로울 정도의 하얀빛을 발하는 둥근 기둥이 서있는 건물과
만나게 된다.
바로 식당 궁이다.

실내의 인테리어도 흰색이 주종을 이루어 무척 정갈한 느낌이다.
겨울연가의 촬영지이기도 해서 근래에는 일본인 관광객들이 자주 찾아와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을 볼 수 있다.

1997년 문을 열어 청담동 일대에 퓨젼 푸드를 유행시킨 식당이라고 한다.
퓨젼 푸드란 것이 그 식당에만 있는 음식 아니던가. 때문에 아내와 기념일에
몇 번 찾아봤으면서도 이름을 정확히 기억하는 음식이 없다.

메뉴를 보며 종업원에게 문의하면 친절하게 안내를 해준다.
코스 요리라 해도 손님이 각 코스의 음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여
마치 일품 요리를
시키는 기분이다.
(전화번호 02-515-0861)
 

2. 무비(無比)
 

 

 

무비란 ‘비교할 수 없다’는 뜻이란다.
물론 음식의 질과 맛 그리고 식당의 분위기에 대한 스스로의 자부심을 강조한
이름이겠다. 앞서 언급한 "궁"과는 한 블록 정도 떨어져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다. 청담사거리에서 갤러리아방향으로 가다가 구찌매장 골목으로 들어가 바로
우회전하면 있다.

역시 퓨전 푸드가 주종이다.
"궁"과는 달리 좀 실내조명이 좀 어둑한 편이나 분위기는 차분하다.
모든 음식이 담백하고 시원하다.

청담동 일대의 "궁", "무비" 그리고 (아래 언급하는) "빠진(八珍)"이
아내와 내가 좋아하는 청담동의 퓨전 식당 ‘3총사’이다.
(전화번호 : 02-518-29240)


3. 빠진 (PAZIN, 八珍)
 

 

 

 

중국음식 중의 “빠진”(八珍)은 여덟 가지의 진귀한 음식 재료, 즉 용의 간,
봉황새의 골, 원숭이의 일종인 성성이의 입술, 곰 발바닥, 표범의 애저,
잉어 꼬리, 솔개 구이, 사슴꼬리를 뜻한다고 한다.
용의 간과 봉황새의 골까지 음식의 재료로 생각한 중국인의 상상력이 재미있다.

청담동의 식당 ‘빠진’은 중국식 퓨전레스토랑이다.
재료는 평범한 것일지 몰라도 음식만은 전설 속의 '빠진'처럼
다른 곳에는 없는 진귀한 음식이 되겠다.

실내의 분위기도 퓨전레스토랑처럼 경쾌하면서도 차분해 보인다.
일품요리 주문도 가능하지만 갈 때마다 코스요리를 선택했던 것은
게으르거나 음식에 대해 무지한 탓만이 아니라
이곳의 모든 음식을 골고루 맛보고 싶은 욕심 때문이다.
특히 오징어먹물로 반죽을 하여 나오는 먹물국수는
발상도 재미있고 맛도 좋았다.
(요즈음은 흔한 음식이 되었지만.)

음식, 분위기, 서비스에서 한번도 실망해본 적이 없는 곳이다.
청담사거리에서 갤러리아 방향으로 가다가 프라다매장을
사이 골목으로 들어가 우회전하면 바로 나온다.
(전화번호:02- 3442-0087)


4. 아시안 퓨전, "PARK"
 

 

 



청담동에 있는 식당 “PARK” 의 주제는 “아시안 퀴진” 이다.
태국음식과 중국음식을 기본으로 하지만 태국음식에 좀더 비중이 있는 듯 보인다.

가령 이 집에서 나오는 커리크랩처럼 분명 태국의 뿌팟뽕커리를 만든 것이나
(종업원은 태국 이름 대신에 커리크랩이라고 고집했다.)
우리가 태국에서 먹는 것과는 조금 다른, 그러나 맛은 있는 경우
우리는 그런 ‘짝퉁’(?)도 명품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아내와 나의 대답은 “그렇다!” 이다.
맛이 있는 한 구태여 그것의 ORIGIN에 연연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이 식당의 다른 음식도 원단에서 ‘한국화’의 과정을 거친 것인지
아니면 본래의 맛에 충실한 것도 있는지 나는 정확히 알지 못한다.
다만 주문한 모든 음식이 기본 요건인 맛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는데서
이 식당을 좋아하게 되었다.

식당 내부의 이국적인 장식과 색채, 음악 등도 인상적이다.

주인이 유명 디자이너라고 들었던 것 같다.

청담사거리에서 갤러리아 방향으로 가다가 우측 첫번째 골목으로 들어가,
골목 안에서 다시 좌회전하면 오른 쪽에 있다.
(전화번호 : 02-512-6333)


5. 벨라몬테(BELLAMONTE)
 

피자의 원맛은 피자헛이 ‘베려(버려)놓았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딸아이가 어렸을 적 함께 가서 맛을 본 피자헛은 솔직히 내게 그리 맛이 없지 않았다.
그때까지 먹어 본 피자가 피자헛뿐이니
원래 피자라는 것이 그런 맛이려니 했다는 표현이 정확한 지도 모르겠지만.

그러나 가끔씩 다른 곳에서 다른 피자를 먹을 기회가 생기면서
피자헛에 대해 험담을 늘어놓은 그 사람을 이해하게 될 때가 있다.

일테면 이곳 벨라몬떼에서 피자를 먹을 때와 같은 경우.

참나무 장작불로 구워낸다고 하던가?
어찌되었건 다양한 재료로 토핑이 된,
얇고 바삭하게 구워진 도우가 만들어내는 맛은
기본적으로 피자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의 입맛에도 썩 훌륭하게 느껴졌다.
아쉬움이라면 작은 피자 한판에 스파게티 한 그릇을 우선적으로 먹다보니
다른 메뉴를 경험해보지 못했다는 점이다.

지하철 7호선 청담역에서 청담사거리를 향해 내려는 길
청담파출소 맞은 편에 있다.
(전화번호 : 02- 549 -9894)


6. 본뽀스또(BUON POSTO)
 

 

 

 

 

 

조명에 비친 건물 외관이 밤이면 더욱 눈에 띈다.
이태리말로 본뽀스또는 ‘좋은장소’를 의미한다고 하던가.
아내와 내가 기념할만한 날, 그 (분위기) ‘좋은장소’를 알아보다 가게 된 곳이다.

이태리 음식 전문점. 특별히 흠잡을 데 없는 인테리어에 세련된 서비스와 음식이었다.
그러나 아내와 나는 밖에서 건물 외관을 보았을 때만큼의 울림은 없다는데 동의했다.
(전화번호 02-544-4081)


7. 커피미학
 

 

아내와 내가 대학을 다니던 70년대 중반의 대중가요인 “나의 이십년”에는
“커피를 알았고 낭만을 찾던 스무살 시절에......“라는 구절이 있다.
누가 명확한 선을 그어준 것은 아니지만 커피는 성인용 음료라는 인식이 있었던 것 같다.
아마 집 이외에는 다방이라는 장소에서만 마실 수 있는 음료이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지금처럼 캔커피도 자판기도 없던 시절이었으니까.

나는 당시에도 그랬고 지금도 커피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회사생활 중엔 남들과 어울려 자주 마시게 되지만 집에서는 거의 마시지 않는
편이다. 내가 유일하게 커피를 좋아하게 되는 장소는 산이다.
산행 중 산장에서 아침잠을 깨워주는 따끈한 새벽의 커피나
아니면 정상에서 뚜껑에 따라 먹는 보온병 속의 커피를 좋아한다.
거기에 아내와 함께 커피미학에서 마시는 한잔의 커피도 좋아한다.

다소 유치하지만 70년대 유행가가 커피와 낭만을 함께 묶어 스무살의
특권처럼 노래했듯이 아직 나는 커피보다 커피가 있는 분위기를 좋아하는
수준이다.

청담동의 주택가에 위치한 커피미학은 그런 나를 위한 곳인 양 분위기가 뛰어나다.
도심 한가운데 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정원과 실내 장식이 아름답다.

커피미학의 커피 자체는 ‘자판기커피 수준’인 내가 평가할 수 없지만
커피애호가들도 만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종류의 커피를 준비하고 있는 듯 했다.
커피와 곁들이는 토스트도 훌륭했다.

*전화 : 02) 3444-0770
인터넷 : www.coffeemiha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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