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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사진/한국

잘 먹고 잘 살자 17 - 서울의 곱창집

by 장돌뱅이. 2013. 8. 8.

1. 을지로 3가 "양미옥"
 

아내와 결혼에서 내가 아내의 입맛에 길들여진 음식이 냉면과 만두라면
내 입맛에 아내가 길들여진 음식으로는 곱창, 회 등을 꼽을 수 있겠다.

그런 곱창맛의 제일로 우리는 울산의 원조집을 꼽는다.
서울로 와서 유명하다는 거북곱창이나 왕십리왕곱창 등 몇 곳을 다녀봤으나
그에
미치지 못해 아쉬움이 있었다.

그러다 알게된 양미옥(원래 이름이 오막집)은 대창과 소의 위(胃)의
일부인 양의 맛이 일품인 곳이었다.

소는 되새김질을 위해 위(胃)가 네 개나 된다. 그 중 두터운 부위를 ‘깃머리’라
하며
구이용으로 쓴다. 위(胃)의 꺼풀을 벗겨내면 하얗고 부드러운 속살이 나오는데
소한마리에 4-5근 정도 밖에 나오지 않는다고 한다. 이를 양념장에 재워놓았다가
숫불에 구워내는 양구이는 쫄깃하고 부드럽다. 특히 양미옥만의 독특한 양념장은
숫불에 구운 양과 대창의 맛을 한단계 높여준다.

그러나 이 집에서 아내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양이나 대창구이가 아니라
식사 주문시에 나오는 된장찌개이다. 사실 양이나 대창구이보다 이 찌개를 먹기
위해 이 집을 간다고 해도 전혀 과장이 아니다.
멸치의 맛이 진하게 풍기는 이 집의 된장찌개는 단연 최고이다.
지하철 2호선 을지로3가역 6번 출구로 나오면 바로 있다.
강남 도심공항터미널 부근에도 분점이 있다. 
*을지로 본점 전화번호 : 02-2275-8838
(2005)


2. 청담동 "양마니"

"주유소습격사건" 인가 하는 영화를 보면 ‘나는 한놈만 집중해서 팬다’ 라고
말하는 사람이 나온다. 아마 유오성이 맡은 배역이었을 것이다.
음식에 관한 딸아이의 습성을 볼 때마다 그가 생각난다.
딸아이는 어떤 입맛에 맞는 음식이나 음식점을 알게 되면 집요하게 그곳에 빠져든다.
그녀가 물릴 때까지 다른 음식은 전혀 흥미를 보이지 않는다.
문제는 딸아이의 식상보다 아내와 나의 식상이 훨씬 빠르다는데 있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어떤 몇가지 음식에 대해서는 딸아이가 전혀 식상의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는데 있다. 양마니의 양과 대창이 그런 음식이다. 

 

 딸아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가게 되는 양마니지만, 일단 가게 되면 한번도
후회해 본 적이 없는 식당이고 음식이기도 하다.
후회는커녕 딸아이의 '현명한' 선택에 고마워하게 된다.
보통 곱창구이집하면 기름타는 연기와 냄새가 자욱하고 왁자지껄한
분위기가 연상되지만 이곳은 깔끔하고 세련된 인테리어에 분위기가 상큼하다.

양념소스에 재워나오는 양과 대창은 쫄깃하고 고소하여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보통 두 가지를 함께 주문하게 된다. 곁들여 나오는 밑반찬들도 소홀한 것이 없다.
학동사거리에서 강남구청 방향으로 향하다 왼편의 생고기구이집으로
유명한 식당 무등산 골목에 있다.
분점이 여의도에도 있다. 언젠가 엘에이 시내를 지나며 본 적도 있다.
*전화번호 : 02-542-9263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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