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를 가장 많이 먹는 사람들이 멕시코 사람이라면 과장된 말일까?
멕시코 사람들의 주식인 또르띠쟈(혹은 또르띠야 TORTILLA)가 옥수수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그렇다. 옥수수의 원산지도 멕시코 중앙의 고원지대라고 한다.
옥수수를 가루 내어 적당한 크기의 동그란 만두피처럼 만들어 구운 것이 또르띠쟈이다.
이것에 소고기나 돼지고기, 머리고기나 내장 등을 굽거나 쪄서 여러 소스
(쌀사메히까노)와 리몬(라임) 즙과 함께 싸먹는 음식이 잘 알려진 따꼬(TACO)이다.
멕시코와 인접한 도시 샌디에고에는 곳곳에 따꼬를 파는 음식점이 많이 있다.
그중에 맛이 있다는 두 곳을 가보았다. 애석하게도 아내는 따꼬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또르띠야에서 나는 냄새가 그리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주로 직원들이나
지인들과 가게 되지만 샌디에고의 체제 기간이 길어지면 언젠가 아내도 따꼬의 맛을 알게
되리라 믿는다. 처녀 때는 잘 먹지 않던 곱창구이나 생선회를 바닷가 울산에 살면서
익혔듯이. 주어진 환경은 결국 가장 익숙한 것이 되어 체질이 되는 법이니까.
1. TACOS EL GORDO
샌디에고를 남북으로 가르는 805번 프리웨이를 H STREET WEST로 벗어나 직진하다
보면 철길을 만나기 직전에 우측으로 보이는 노란집이 이곳이다. 가게 이름은 “뚱보네
따꼬”라고 한다. 같은 이름의 식당이 몇 곳 더 있지만 내가 가는 곳은 주로 이곳이다.
멕시코 국경 도시 티후아나에서 시작하여 최근에는 라스베가스까지 진출을 했다고 한다.
그런데 원산지에서는 별로 인정을 못받는 듯 내가 근무하는 티후아나 공장 사무실의
멕시칸 직원들은 이곳보다는 다른 따꼬점을 우선으로 꼽았다.
아무튼 이곳은 가끔씩 아내를 재껴두고 내가 다른 사람들과 종종 외식을 하는
단골장소이다. TACOS DE CABESA(머릿고기), TACOS DE LENGUA(소혓바닥),
TACOS DE TRIPA(곱창), TACOS DE ASADA(구운고기) 등이 내가 좋아하는
따꼬들이다. 적어놓고 보기 좀 엽기 음식 같지만 잘게 썰어서 싸먹는 터라
그런 기분은 느껴지지 않는다.
TACOS DE SUADERA라는 것이 있다.
SUADERA는 사전에는 없는 단어인데 신기하게 따꼬집에서는 통용되는 말이다.
소고기로 만든다고 한다. 앞의 메뉴 두세 가지로 배가 부르는 통에 매번 다음번을
기약해두고 있는 메뉴이기도 하다. 식당 분위기는 맥도날드와 크게 다르지 않는
패스트후드점이다. 속전속결의 간단한 식사에 적합한 곳이다.
알콜음료는 없다.
2. LUCHA LIBRE
루차리브레는 레슬링을 뜻하는 말이다. 실내 장식이 온통 멕시코 프로레슬링과
관계된 것으로 되어있다. 주인이 프로레슬러 출신인지 아니면 프로레슬링 경기의
광팬인지 궁금했지만 밀려드는 손님들로 직원들이 워낙 바빠 보여 묻지 못했다.
주된 음식은 따꼬와 브리또 BURITTO 이다.
브리또는 따꼬와 약간 모양이 다르긴 하지만 따꼬보다 좀 더 큰 크기의 또르띠쟈에
고기와 콩,야채 등을 넣어 네모나게 혹은 둥글게 말아내는 음식으로, 왕따꼬라고 생각
해도 크게 틀리지 않는다. 이곳의 브리또에는 새우와 프렌치프라이 등이 들어간 자체
개발품이다. 무엇보다 크기가 커서 둘이서 하나를 나누어 먹어도 배가 부를 정도이다.
그러나 옆좌석에 앉은 대부분의 멕시칸들은 그 큰 브리또를 저마다 하나씩 거뜬하게
해치우곤 했다. 다양한 종류의 맥주를 판다. 운전 걱정만 없다면 따꼬를 안주 삼아
데낄라 두세 잔을 마셔도 좋을 정도로 북적이는 분위기의 음식점이다.
주소 : 1810 W. WASHINGTON ST. SAN DIEGO, CA92103
전화 번호 : 619-296-8226
홈 : www.tacosmackdown.com
3. TACOS EL GALLO
이곳은 샌디에고가 아니라 멕시코 티후아나에 있는 따꼬집이다.
오따이 OTAY 국경 근처에 일을 보러 갔다가 멕시칸 직원과 함께 들리게 되었다.
정확한 주소는 모르나 근처에서는 제법 유명하여 사람들이 알고 있었다.
내용은 위의 식당과 크게 다를 것 없다. 포장마차 같은 분위기의 허름한 외관의
식당이지만 맛은 뒤지지 않는 곳이다. 사진은 직원의 핸드폰으로 찍었는데 신
모델이라 그런지 사진의 화질이 카메라로 찍은 것과 진배 없다.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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