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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사진/미국

BEACH AND BRUNCH5 - La Jolla

by 장돌뱅이. 2013. 8. 21.

 

 

 

 

 

브록톤 빌라 BROCKTON VILLA RESTAURANT은 1894년에 지어진,
라호야 LA JOLLA 해변의 건물에 자리 잡고 있다. 샌디에고에선
오래된 건물 축에 들어 ’A SAN DIEGO HISTORICAL LANDMARK‘ 라는
팻말을 달고 있는 곳이다.

아침으로 프렌치토스트와 브리또 BRITTO를 시켰다.
브리또는 멕시칸 음식이다. 이해하기 쉽게 말하자면(내용물과 형상은
다르지만) 크게 만든 따꼬 TACO 이다. 북적이는 식당엔 먼 곳에서
여행을 온 듯한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미국의 식당에선 대체적으로 양에
대한 인심이 후하다. 그득해진 배로 식당을 나서 해안선을 따라 걸었다.

라호야 해변은 바위와 바다가 만나서 이루는 풍광이 특별히 좋은 곳이다.
라호야해변에는 또 유난히 새들이 많다. 페리칸처럼 생긴 새들도 있고
갈매기들도 있다. 라호야의 상징처럼 된 바다표범들도 있다.  

 

 


*위 사진 : 토레이파인즈

라호야에 이어 가까운 곳에 있는 토레이 파인즈 주립공원
TORREY PINES STATE PARK 도 걸었다. 이곳과 한정된 몇 곳에서만
자생한다는 토레이 소나무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토레이 소나무는 한국 소나무에 비해 솔잎이 눈에 띄게 길다.
한국 것이 손각락만하다면 이것은 손가락과 손바닥을 합친 길이다.

사람들은 소나무 때문에 이곳에 오진 않는 것 같다.
그보다는 해안의 숲과 바다가 만나는 풍경을 보며 트레일을 걷기 위해 온다.
특히 봄철에는 다양한 야생화들이 피어나서 볼만하다. 작년 겨울 샌디에고에는
강수량이 많질 않았다 그 때문에 야생화가 예년에 비해 많이 피질 않는다고 한다.
사막도 그렇고 산도 그렇다. 아직 시기가 이른 것인지 아니면 강우량 때문인지
이날 토레이 파인즈에서도 예년처럼 많은 야생화는 보질 못했다.
토레이 파인즈는 아내와 내가 샌디에고에서 트레일을 걸으려는 사람들에게
제일 먼저 권하는 장소이다. 입장료가 있지만 매번 본전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토레이파인즈를 걷고 난 후 집으로 오는 길에 다시 라호야에 들려 FISH MARKET 이라는
작은 식당에서 피쉬샌드위치를 먹었다. 좌석이 한 두개 뿐이이라 사람들은 대개 테이크아웃을
해가지고 갔다. 여행객처럼 보이는 한 젊은 여성은 가게 앞 도로변에 주저앉아서 먹기도 했다.
그 모습이 여행자답게 자유로워 보였다.

며칠 전 샌디에고에서 공부중인 젊은 부부와 식사를 했다.
식사 중 내게 '미국에서 다녀본 곳 중에 어디가 제일 좋더냐?‘는 질문이 있었다.
나는 ’다 좋더라‘고 대답했다. 사실 업무 출장도 아닌 여행에 나쁜 곳은 없었다는
것이 나의 경험이고 평소의 생각이기도 했다.

나는 그 부부에게도 같은 질문을 했다. 그들도 미국뿐만 아니라 세상 여러 곳을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만큼 다닌 경력의 소유자였다. 현답이 돌아왔다.
“샌디에고!” 라는 것이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정말! 그렇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년 내내 맑고 고른 날씨, 날씨만큼 맑고 경쾌한 주민들, 바다와 산과 사막의
다양한 자연 환경 등등. 주거지로서 뿐만 아니라 여행지로서 샌디에고만 한 곳은 드물다.

그런데도 선뜻 제일 좋다고 말하지 못한 것은 내가 그곳에 살기 때문인 듯 싶다.
먼 곳에서는 작심을 하고 오는 곳인데도 그속에 살다보니 그런 특별함이
흔하고 당연해보여 귀하게 생각치 않은 것이다.

내가 있는 곳은 먼 곳에서 보면 먼 곳이다. 어떤 가치가 낯선 곳에만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가까이 있는 것들의 귀함을 절실하게 느끼며 사는 지혜는 여행이
아니어도 필요하다. 야니님 부부 덕분에 새삼 샌디에고의 가치를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비록 잠시라해도 (어쩌면 잠시이기에) 이곳에 사는 행운은
감사하고 행복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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