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들 말고 명태를 먹는 국민들이 또 있을까?
세상이 넓다 보니 없진 안겠지만 우리처럼 탕, 조림, 찜, 구이, 무침 등으로 다양하게 먹는 국민은 그리 많지 않을 것 같다. 우리는 명태의 몸통뿐만 아니라 알은 물론 창자와 아가미로 젓갈까지 만들어 먹으니 명태에 관한 한 전문가라고 해도 좋겠다.
명태에 관한 이름이 다양한 것도 그 때문이겠다.
에스키모인들은 눈을 수십 가지로 분류한다고 하지 않던가.
크기나 건조 상태에 따라 북어, 명태, 동태, 낙태와 흑태(말리는 과정에서 잘못된 것), 백태, 황태, 노가리, 코다리 등등. 허영만의 만화 “식객”에서 최고로 치던 낚시태도 있다.
낚시태는 그물이 아닌 낚시로 잡은 것이라고 한다.
시청 근처 코오롱빌딩 맞은편에 있는 “무교동북어국집”(02-777-3891)은 북엇국으로만 40년 넘게 명성을 이어온 식당이다. 행정상으로는 중구 다동에 있어 식당 이름과는 차이가 있다.
식당에 들어가면 특별에 주문하지 않아도 인원수에 맞춰 북엇국이 흰쌀밥과 함께 나온다.
북어국이 뭐 특별할까 할지 모르나 한 숟가락 국물 맛을 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뽀얀 국물에 담긴 부드럽고 시원한 맛이 깊게 입속으로 스며든다.
점심시간이면 식당은 근처의 회사원들로 북적인다.
식당의 직원들은 바쁘게 오가면서도 친절한 미소와 설명에 인색하지 않아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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