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와서 태국음식점만 보면 잘 지나치지 못한다.
널리 알려진 세련된 식당에서 작은 골목의 허접한 식당에 이르기까지
태국식당을 보면 무조건 맛있는 음식을 만들 것이란 기대부터 가져보게 된다.
고급음식점은 고급이니까 당연히 맛이 있을 것으로, 허접한 음식점은 맛깔스런
솜땀이나 국수를 만들어내는 태국 방콕 골목길의 노점상이 차린 것으로 상상하여
더 원조의 맛에 가까울 것으로 마음대로 상상해보곤 한다.
음식뿐만이 아니다. 아내와 함께 산길을 걷기라도 한 날이면 돌아오는 길에
어디서 태국 맛사지나 받았으면 좋겠다 하고 말하기도 한다. 이쯤 되면
아내와 내가 태국문화에 어느 정도 중독이 되어 있다고 말해도 되겠다.
문화란 거창하거나 고상한 것이 아니다. 기본적으로 먹고 노는 것이다.
무엇을 먹고 어떻게 노느냐 하는 문제보다 더 중요한 게 무엇이겠는가?
그러나 아쉽게도 ‘본토’의 맛을 제대로 구현한 태국식당은 아직 만나지
못했다. 모든 원조의 맛은 거리에 반비례하기 때문일 것이다. 고향으로부터
멀어질수록 음식의 맛은 현지와 타협을 하는 것이다.
SAB-E-LEE는 한적한 거리에 있는 작은 태국 식당이다.
“SMALL BUT AUTHENTIC”이라는 식당의 선전 문구가 마음에 들었다.
태국식당에 갈 때마다 나는 채 썬 파파야를 피쉬 소스에 무친 ‘솜땀’과
숯불에 구운 태국식 돼지고기 바베큐인 ‘무양’이나 닭고기 바베큐
‘까이양’의 환상적인 조합을 떠올리곤 한다. 거기에 소맥 한 잔!!!
샌디에고에서 ’까이양‘은 아직 보지 못했고 무양’은 그냥 평범한
(단맛 나는) 돼지고기 볶음일 뿐이었다. SAB-E-LEE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솜땀'과 '팍붕파이댕'(STIR FRIED WATER SPINACH)은 기대 이상이었다.
아내와 다음엔 솜땀을 싸가지고 집에 와서 우리가 구운 고기와 함께 먹자고 하기도
했다. 우선 내일은 다른 음식을 한번 더 시도해 보아야겠다.
한 가지, 이곳은 현찰만 받는다.
-주소: 2405 ULRIC STREET SAN DIEGO, CA 92111
-전화:858-650-68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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