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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개혁4

더 깊고, 선명하고, 진한 파란 조국혁신당이 출범했다. 이로서 나의 이번 총선 투표의 방향은 정리 되었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민주당은 믿음직하다기 보다는 늘 '차선 아니면 차악'이어서 '비판적 지지'다. 하긴 어떤 정치 세력이라도 세상의 모든 문제를 일거에 해결할 수는 없다는 점에서 '비판적 지지'의 대상이긴 하지만.) 1987년 대선 후보 단일화 실패로 6월항쟁이 완벽한 마무리를 하지 못한 이후 나는 기존의 정치권에 대한 실망으로 오랫동안 이른바 진보당(민주노동당에서 정의당에 이르는)을 지지해 왔다. 국민의 여망을 제대로 반영하기 위해서는 낡은 양당체제의 '불판'을 갈아치우는 새로운 불씨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현실적으로는 미약하더라도 결코 그것이 사표(死票)가 되지 않을 것이라 믿었다. 그러나 지난 총선과 결정적으로는 2년 전.. 2024. 3. 4.
내가 읽은 쉬운 시 146 - 정희성의「너를 부르마」 조국 법무부 장관이 '결국' 사퇴를 했다. 왜 오늘이었을까 하는 사퇴의 시점에 대한 배경이나 과정에 대해선 아는 게 없으나 그에게 더 버텨달라고 주문한다면 너무 혹독하고 잔인할 것도 같다. 정치공학에 앞서 사표 발표까지 따라온 젊은 세대에 대한 그의 사과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그가 우리 시대의 유일한 '은수저'이거나 '은수저의 대표'라도 된다는 것일까? 아니 그보다 '은수저'이기나 한 것일까? 그 문제만 가지고도 정작 사과를 해야 할 자들은 거만스레 고개를 쳐들고 있는데······. 그의 지나친 겸손이 애잔하다. 법무부장관이기에 앞서 개인 조국 씨에게 그가 견디고 있는 아픔에 위로를 보내고 싶다. 조국의 사퇴와 상관없이 검찰개혁은 진행되어야 한다는 원칙론이 위안이 되기엔 그의 등장에서 사퇴까지 우리 .. 2019. 10. 15.
서초동 "최후통첩" 아내와 제9차 검찰개혁 촛불문화제에 참석하기 위해 서초동으로 나갔다. 주최 측은 이날 집회를 '최후통첩'으로 명명했다. 그리고 검찰 개혁 결과를 잠시 지켜보고 기대에 미치지 않을 경우 다시 돌아오자고 다짐을 했다. '최후'의 의미는 겁박이 아니라 사람들의 간절함과 절박함이었으리라. 서초동 집회에 대해 "검찰개혁을 표방한 사실상의 관제집회"라는 야당의 주장은 치졸한 억지이다. 그들은 자신들이 살아온 방식으로밖에 세상을 볼 줄 모른다. 국가나 권력으로부터 받아본 것이라고는 "납세고지서나 징집영장밖에 없는" 아내와 나의 참석은 누가 등을 떠밀어서가 아니다. 허울 좋은 명분에 휘둘리거나 홀려서도 아니다. '도 아니면 모'하는 식의 이분법적 진영 논리에 갇혀서도 아니다. 60년이 넘게 이 땅에서 사는 동안 기본적.. 2019. 10. 13.
내가 읽은 쉬운 시 141 - 백무산의「순결한 분노」 27일 토요일 서초동 촛불 집회에 나가자고 아내와 계획을 했다가 못 가고 말았다. 저녁 무렵부터 본격적인 감기 기운에 끙끙거려야 했기 때문이다. 며칠 전부터 목이 칼칼하고 콧물이 나오는 걸 별것 아닌 걸로 안일하게 생각하다가 된통 당한 것이다. 집회 시간이 다가오면서 사람들이 얼마나 모였을까 하는 염려스러운 생각에 인터넷을 확인하다가 예상 밖의 큰 인파에 놀라고 미안해졌다. 조국 법무부장관이 후보가 되면서 시작된 검찰의 신속하고 광범위하며 철저한 압수 수색은 이제까지 본 적이 없는 것이었다. 피의자 조사 한번 없는 기소도 특이했다. 법무부장관이기 이전에 한 개인의 영혼을 망가뜨리고 가족을 범죄집단으로 몰아가는 듯한 여론몰이까지. 두 달여 동안 온 나라를 온통 들썩이게 만든 소란의 결과가 무엇인지 묻지 않.. 2019. 9.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