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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단상

더 깊고, 선명하고, 진한 파란

by 장돌뱅이. 2024. 3. 4.

조국혁신당이 출범했다.
이로서 나의 이번 총선 투표의 방향은 정리 되었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민주당은 믿음직하다기 보다는 늘 '차선 아니면 차악'이어서 '비판적 지지'다. 하긴 어떤 정치 세력이라도 세상의 모든 문제를 일거에 해결할 수는 없다는 점에서 '비판적 지지'의 대상이긴 하지만.) 

사진은 오마이뉴스 유튜브 방송을 촬영했음

1987년 대선 후보 단일화 실패로 6월항쟁이 완벽한 마무리를 하지 못한 이후 나는 기존의 정치권에 대한 실망으로 오랫동안 이른바 진보당(민주노동당에서 정의당에 이르는)을 지지해 왔다.
국민의 여망을 제대로 반영하기 위해서는 낡은 양당체제의 '불판'을 갈아치우는 새로운 불씨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현실적으로는 미약하더라도 결코 그것이 사표(死票)가 되지 않을 것이라 믿었다.

그러나 지난 총선과 결정적으로는 2년 전 대선을, 그리고 대선 이후 진보당의 행보를 보며 나는 마음을 바꾸게 되었다. '타협할 수 없는 원칙으로 수많은 변화에 대응한다(以不變 應萬變 ).' 
베트남의 호치민에게 불변의 원칙은 '민족의 자주와 독립'이었지만 우리에겐 민주요 ,자유요, 경제요, 평화요, 통일이다. 양당 체제의 견고한 벽 사이에 자신의 존재를 세우고자 했다면 진보당은 이 '이불변 응만변'의 원칙으로 좀 더 유연하게  상황에 대처해야 했다.

'우리가 일본과 사이가 나쁘지만 외계인이 쳐들어 오면 함께 힘을 합쳐 싸워야 한다'고 노회찬 의원이 비유적으로 표현한 적이 있다. 진보당은 어느 세력이 전술적 연대를 해야 할 '지구인'이고 어느 세력이 물리쳐야 할 '외계인'인지 구별하지 않았다. 연대와 협력이 '2중대'로 함몰되는 것이 아님에도 그들은 자신들의 차별성에만 주력했다. 기존의 정치권만큼이나 경직되었고 고루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재앙적 결과에대한 치열한 반성도 없었다. 내겐 더 이상 꿈을 키우는 대안이 아니었다.  

 

서초동 "최후통첩"

아내와 제9차 검찰개혁 촛불문화제에 참석하기 위해 서초동으로 나갔다. 주최 측은 이날 집회를 '최후통첩'으로 명명했다. 그리고 검찰 개혁 결과를 잠시 지켜보고 기대에 미치지 않을 경우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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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혁신당은 이제 막 선언의 단계라 앞으로 구체적인 행보에 대한 섣부른 예상은 무리일 수도 있다.
하지만 우선은 선명한 정당의 목표 제시와 함께 자신의 차별성에 대한 강조보다는 범 '지구인'의 결집에 유연하게 임하고 있어서 지지를 보낸다.또한 '검찰공화국'이 아닌 '공화국의 검찰'이라는 제도를 정착시키려다가 '살을 도려내는' 개인적이 아픔을 겪어야 했던 조국 씨의 지난 일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정치를 통해 개인적인 해원(解寃)을 이루라는 드라마 같은 바람에서가 아니라 그가 걸었던 길이 이번 총선의 시대적 소명이고 화두이자 상징이기 때문이다.

 

내가 읽은 쉬운 시 146 - 정희성의「너를 부르마」

조국 법무부 장관이 '결국' 사퇴를 했다. 왜 오늘이었을까 하는 사퇴의 시점에 대한 배경이나 과정에 대해선 아는 게 없으니 그에게 더 버텼어야 했다고 하면 너무 혹독한 주문이 될까? 정치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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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 정체성은 바로 자신이 하는 행동이다.
그리고 행동의 집약적이고 궁극적인 표현은 결국 정치적 선택이다.
'지구인'들이여, 또 다시 1987년과 지난 대선의 아픔을 국민들에게 주지 말라. 조국혁신당이 창당식에서 말했듯, '이불변 응만변'의 결단으로 '외계인'과 1:1 지역적 대결구도를 형성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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