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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3

법 없이 살기 위해서 '가네코 텟페이'는 면접시험을 보러 가기 위해 만원 전철을 탔다가 여학생을 성추행한 현행범으로 오해를 받아 체포된다. 경찰과 검찰은 텟페이의 억울함에 아랑곳하지 않고 강압적이고 일방적인 수사로 자신들의 논리를 관철시켜 나간다. 국선변호인조차도 잘못을 인정하고 합의를 하면 벌금형으로 마무리될 수 있다며 회유를 한다. 합의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므로 텟페이는 일관되게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면서 '유죄 선고 확률 99.9%'라는 '불리한' 재판을 감수한다. 결국 법원의 판단은 유죄였다. 판사의 선고를 보며 텟페이는 마음속으로 외친다. "최소한 나는, 내가 범인이 아니라는 진실을 알고 있다. 그리고 나는 유죄가 되었다. 그것이 법원의 판단이다. 그래도, 그래도 나는 하지 않았다." ( : 일본 영화. 20.. 2023. 6. 13.
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 *사진 출처 : 한겨레신문 「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은 고 박완서의 소설 제목이다. 김현승의 시 「눈물」에서 따온 것으로 의미는 '내게 가장 소중한 것'이라고 한다. 소설 줄거리를 소설 속 표현대로 요약하면 이렇다. 젊은이들이 제 몸에다 불을 붙여 횃불을 삼지 않을 수 없을 만큼 깜깜한 80년대. 공부밖에 모르던 아들이 시위에 나섰다가 '그놈의 쇠파이프'에 목숨을 잃었다. 아들은 백만학도의 애도 속에 열사가 되었다. 생때같은 아들이 하루아침에 간 데 없어진 끔찍한 아픔 속에서 어머니는 될 수 있는 대로 남들 한테는 예전처럼 굴려고 애를 쓴다. 아무렇지 않지 않은 사람이 아무렇지 않게 보이기 위해 눈물겨운 노력을 한 것이다. 외부적으로는 민가협 같은 집단적인 활동에 열성적으로 참여하고, 마음 속으론 세.. 2020. 6. 11.
영화 『바보들의 행진』의 기억 고등학생이던 70년 대 중반 하길종 감독의 영화 『바보들의 행진』을 보았다. 종로통에 있던 단과반 학원을 다녀오는(아마 땡땡이 치고?) 길이었을 것이다. 수업을 팽개치고 극장에 들어간 것은 그때까지 이름도 알지 못했던 하길종 감독이 아니라 원작자가 최인호였기 때문이었다. 당시에 최인호는 소설과 영화로 공전의 히트를 친 『별들의 고향』의 작가로 유명했다. 최인호 팬이었던 친구 누나의 책꽂이에서 우연히 발견한 『별들의 고향』을 비롯하여 『내 마음의 풍차』, 『무서운 복수(複數)』 등을 빌려 읽은 뒤로 나도 최인호의 팬이 되었다. 『바보들의 행진』도 영화 이전에 소설로 먼저 접했다. 대학에 들어가 다른 작가들의 작품을 읽을 때까지 최인호는 내가 정말 좋아하던 작가였다. 영화 『바보들의 행진』은 원작 소설과는 .. 2020. 4.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