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칠환4 웃음의 힘 * Music provided by 브금대통령 / Track : 뚱이는 못말려넝쿨장미가 담을 넘고 있다현행범이다활짝 웃는다아무도 잡을 생각 않고 따라 웃는다왜 꽃의 월담은 죄가 아닌가?- 반칠환,「웃음의 힘」-10월은 밖에서 놀기에 1년 중 가장 좋은 달이다.손자저하 2호와 해가 기울도록 놀이터에서 놀았다.또래의 다른 집 저하와 공주들도 집에서 있기에 아까운 날씨여서인지 평소보다 많이 나와서 저하와 어울렸다. 약간의 엄살이나 몸개그에도 자지러지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하늘로 높이 퍼져 올라갔다. 2024. 10. 17. 여행을 다녀오는 사이 구름 한 점 없이 비현실적인 아침 하늘이 가을 분위기를 풍긴다.창문을 여니 시원한 기운이 느껴진다.맹렬하게 울어대던 아파트 화단의 매미소리도 들을 수 없다.잠깐 동안의 삶에서 소망하던 것들을 이루었으리라 믿어본다.딸아이는 회사에 잘 다니고 손자들은 여전히 활발하다.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이웃은 반갑게 인사를 건네오고 귀농을 한 후배는 사과가 영글었다는 소식을 전해왔다.모두 장하다. 혹독했던 한 여름의 더위를 이렇게들 건강하게 이겨내었으니.여름장마가 휩쓸고 갔어도 계곡에 버들치 한 마리 떠내려 보내지 못했구나 -반칠환, 「기적 1」 - 2024. 8. 28. 김밥 이야기 아내가 만든 음식 중에 손자저하들이 좋아하는 음식은 소갈비찜과 만둣국, 그리고 김밥이다.내가 만든 음식도 좋아하지만 아내의 실력은 넘사벽이다.김밥은 먹기에는 간단하지만 사실 재료 준비가 그리 만만치만은 않다. 우엉, 맛살, 오이, 단무지, 햄, 어묵, 달걀은 자르고 볶고 부쳐야 한다. 밥을 참기름과 비벼 준비가 끝나면 비로소 김밥을 말아서 일정한 두께로 썰게 된다. 김밥은 일본의 후토마키(ふとまき/太巻き)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일제강점기에 전해졌을 것이다. 그러나 후토마키와 우리의 김밥은 맛이 완전히 다르다. 우리 김밥엔 위의 재료 이외에 소고기, 참치, 깻잎, 시금치, 당근두부, 유부, 버섯, 진미채, 파프리카, 풋고추, 고추장 등 다양한 재료들이 사용된다.후토마키도 다양한 변종이 존재하지만 기본적.. 2024. 5. 28. 내가 읽은 쉬운 시 76 - 반칠환의「새해 첫 기적」 설날이 지나고 학창 시절의 오래된 모임의 회원들과 만났다. 삼사십 년 전처럼 형이니 선배니 부르기도 했지만 이제 그것은 그냥 습관적인 호칭일 뿐이었다. 학교에 일 이년 먼저 들어가거나 삼 사년 늦게 들어갔다는 것이 관계에 특별하게 작용하지 않을 만큼 우리가 나이들었다는 의미이리라. 늙어간다는 일은 경계를 지우거나 넓히기도 하지 않던가. 아직 직장에 남아있는 사람도 있고 자기 사업을 하는 사람도 있고, 하루를 24시간 보다 길게 늘여 사는 나 같은 백수들도 있었다. 모두들 세상의 여기저기서 이렇게저렇게 살아왔을 것이고 앞으로도 날며 뛰며 걸으며 기며 그렇게 '기적처럼' 살아갈 것이다. 많은 시간이 지났어도 여전한 '무장 해제'의 낄낄거리는 시간은 편안했다. 감사하지 않을 수 없는 젊은 한 시절의 우연이자 .. 2018. 2. 2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