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발보아파크4

샌디에고 걷기 12 - BALBOA PARK TRAIL 걷기는 아내와 내가 만드는 가장 작고(?) 간단한 여행이다. 집에서 가까운 곳에서의 걷기는 더욱 그렇다. 차나 비행기의 안전벨트 속에서 보내야하는 군더더기 시간이 없어 주어진 시간의 효용성이 높다. 사람이 사는 마을에 공원은 많을수록 좋다. 근본적으로 인간 이외의 생명이 깃들기가 힘든 시멘트 구조가 대세인 서울에서 살다온 아내와 내게 샌디에고는 도시 자체가 공원으로 보이지만 곳곳에 있는 크고 작은 공원들은 부러움 섞인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그중에서도 BALBOA PARK는 샌디에고를 대표하는 공원이다. 초록의 잔디, 크고 작은 나무들로 이루어진 정겨운 숲. 부드러운 흙길. 걸음걸음이 가볍고 산뜻하다. 발보아공원엔 곳곳에 여러 박물관이 도열하 듯 서 있지만 그곳을 들어가지 않고 그냥 공원을 서성이 듯 걷.. 2012. 5. 30.
샌디에고 걷기 풍요로운 생활을 위하여 “영조가 치매에 걸렸더군.” 식사 도중에 누군가 뜬금없는 말을 꺼냈다. 밥숟가락을 떠올리다가 나는 ‘무슨 소린가?’ 하여 의아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는데 다른 누군가 별 일 아니라는 투로 더욱 황당한 대꾸를 했다. “치매 걸린 지가 언젠데? 아마 한 달은 됐을 건데.” “웬 영조?????......?” 나는 물음을 던졌지만 대답이 나오기 전에 또 다른 사람의 말이 이어지면서 식탁의 관심이 그쪽으로 쏠렸다. “영조, 어제 저녁에 죽었어. 이 사람들아.” 그들은 연속극 「이산」을 말하고 있는 것이었다. 이야기의 혼선은 한국의 정규방송보다 한달 쯤 늦은 위성 텔레비전으로 연속극을 보는 사람과 대여점에서 비디오를 빌려보는 사람, 그리고 인터넷에서 다운을 받아보는 사람들 간에 시차가 반영되.. 2012. 4. 25.
샌디에고 발보아 BALBOA 공원. (2005.4) 2012. 4. 8.
샌디에고의 휴일. 지난 일요일, 뉴욕과 샌프란시스코의 공원과 함께 미국의 3대 공원으로 꼽는다는 이곳 샌디에고의 발보아(BALBOA) 파크에 가보았습니다. 3대 운운하는 명성에 혹해서가 아니라 시간을 보내기 위한 산책이었습니다. 늘 미국이란 나라에 정감 느끼지 못하고 지냅니다만 공원에서 휴일을 보내는 그들의 모습이 세상의 모든 휴식이 그렇 듯 평화로워 이방인인 저의 마음도 느긋해 질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공원의 한 쪽에 조성된 '사막의 정원'(DESERT GARDEN) 에서 이국적인 모습의 선인장과 예쁜 꽃들을 본 것도 즐거움이었습니다. "사막이 아름다운 것은 보이지 않는 곳에 물이 흐르기 때문"이라고 '어린왕자'가 말했던가요? 그 말은 메마르고 척박한 사막에 뿌리박은 채 보이지 않는 물을 찾아 그처럼 아름다운 꽃을.. 2005. 4.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