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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달임4

초복 복달임 폭우로 복날 같지 않은 시원한 날이다. 올해 초복 복달임은 미리 앞당겨서 했다. 아니 사실은 지난주에 외식을 하면서 그걸 복달임으로 치기로 했다. 아내와 임의로 우리 부부만의 계절맞이 음식을 정해 두었다. 봄이면 도다리쑥국, 여름이면 민어탕, 가을이면 꽃게, 겨울이면 과메기. 물론 이른 봄에 먹는 봄똥(봄동)이나 3~4월에 먹는 주꾸미, 여름철의 과일, 가을철의 대하, 겨울의 굴이나 꼬막도 있지만, 아내와 나는 위 네 가지 음식들을 먹는 것으로 계절이 왔다고 말하곤 한다. 올해도 민어탕은 을지로 입구에 있는 식당 충무집에서 먹었다. 개운하면서도 은근하고 약간은 칼칼한 민어탕! 블로그를 뒤져보니 오래전 서울 논현동에 있는 식당 노들강에서 먹은 민어에 대한 글이 있다. (* 지난 글 : 서울 논현동 "노들강.. 2023. 7. 11.
복달임 초복에 일이 있어 분당 서현동에 갔다. 그곳 "정가네 능이백숙"이란 식당에서 오리백숙으로 복달임을 했다. 오리고기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아내가 이 식당의 백숙은 좋아한다. 백숙보다는 찰밥을 더 선호하긴 하지만. 중복 복달임은 서울 성수동에 있는 "대낚식당"의 항정살덮밥이었다. 원래는 대창덮밥을 먹으려 했는데 재료가 소진되었다 하여 차선으로 선택한 음식이었다. 나쁘지 않았다. 말복엔 사 먹지 말고 삼계탕이라도 직접 끓여 가족과 나누어야겠다. 복날은 ‘양기가 음기를 누르고 승한 날’이라고 한다. 그래서 뭐? 하고 물으면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양기와 균형을 맞추기 위해 음기가 서린(?) 음식을 더 먹으라는 얘긴지 아니면 그 반대인지, 음식에도 그런 게 있는 것인지 아닌지 아는 게 없다. 그게 복달임과 어.. 2022. 7. 28.
초복 ··· 덥다 더워 아침에 올해 첫 매미 소리를 들었다. 그 요란함이 오늘도 맹렬한 더위일 거라는 경보음처럼 느껴졌다. 지난 두어 달 이런저런 마음 아픈 일이 좀 있었다. 아직도 진행 중인 일도 있다. 거기에 불볕 더위까지 기승이니 아내는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집안 제사에 만난 친척들은 얼굴이 너무 안 됐다고 이구동성이었다. 아내에게 멀지 않은 시외로 드라이브를 제안했다. 옛 노래를 들으며 여유롭게 도로를 달리는 분위기가 괜찮았는데 고속도로 수금원과 다투면서 모처럼의 분위기가 깨지고 말았다. 발단은 사소했다. 변명할 것 없이 부끄러운 일이었다. 아내를 위해 나선 길에 편안함을 만들어주지 못해 미안했다. 아내는 오히려 나를 위로해 주었다. 장어구이로 '복달임'을 했다. 그리고 커피를 마시며 잔잔한 강물과 초록의 산을 바라 .. 2018. 7. 18.
뜻밖의 복달임 딸아이가 출가를 한 뒤 아내와 둘이 살면서 내가 부엌에서 음식을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러다 보니 부엌살림에 대해 아내와 의견이 대립하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냉장고를 보는 시각만 해도 그렇다. 아내는 이런저런 걸 채우자면 지금의 냉장고 용량이 좀 부족하다는 생각이고 나는 그때그때 마트에서 사 오면 되니 구태여 냉장고에 저장해 놓을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다. 지구 환경보호에도 냉장고 용량을 줄이는 게 필요하다는 거창한 논리를 들이대보기도 하지만 음식을 만드는데 필요한 최소한도의 것들로만 채우기에도 지금 우리 집 냉장고 용량은 모자라다는 아내의 논리를 이길 수 없다. 사실 우리 집 냉장고는 딸아이집과 비교해서도 작기 때문이다. 아무튼 나는 냉장고 비우기를 선언하고 부지런히 비우고 아내는 부지런히 채운다. .. 2017. 7.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