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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어빵3

FM 93.9의 붕어빵 CBS FM 93.9를 매일 듣는다. 처음에는 운전 중에만 들었는데 언제부터인가 집에서도 켜놓게 되었다. 93.9에선 이른바 '7080'의 영화 음악이나 팝송, 국내 가요가 비교적 자주 나오기 때문이다. 젊은 시절엔 팝송이라면 자세한 가사를 몰라 '오빠 만세(All by myself)', '냄비 위에 밥이 타(Let me hear your body talk, 올리비아 뉴톤 존의 "피지컬"중 )', '코닥!(Hold out, 리오 쎄이어의 '웬 아이 니드 유' 중)'으로 겨우 입을 오물거리는 수준이었다.( 지금도 겨울왕국의 주제가는 '렛잇고'만 부를 수 있는 수준이다.) 여전히 의미를 모르지만 그럭저럭 귀에 익숙해진 노래들이 그리 싫진 않게 되었다. "Oh Carol" 이나 "The Young Ones"가.. 2023. 2. 10.
붕어빵과 호떡 집 근처 지하철 역 근처에 사라졌던 붕어빵 가게가 얼마 전에 다시 돌아왔다. (*앞선 글 참조 : 붕세권 ) 아내와 공원 산책에서 돌아올 때 출출해진 배를 달래기 좋아졌다. 5개를 사면 2개는 아내의 몫이고 나머지는 나의 몫이다. 북성사거리에서 순대 사고 돌아설 때 “그 아지매 손 봤어?” 아내가 물었다. “순대 썰어준 아지매?” “아니, 호떡 굽던 아지매.” “못 봤어.” “손이 터서 벌겋더라. 참, 우리는 복에 겨워 이러고 다니지.” 그 순간, 어제 남긴 호떡 하나 싱크대 위에 딱딱하게 굳어 있는 고놈 눈두덩을 친다. - 이응인, 「호떡 하나」 - 시장에 가면 호떡을 산다. 따끈한 호떡 속에선 달디단 설탕물이 땅콩과 함께 흘러나온다. 나는 철부지 아이처럼 '복에 겹다'는 생각으로 뿌듯해지기도 한다. .. 2022. 2. 16.
붕세권 '붕세권'은 붕어빵 파는 곳에서 가까운 지역을 의미한다. 역세권, 팍세권, 숲세권, 학세권 하는 말들은 우리 사회가 부동산(특히 아파트) 가격 프레임에 지배당하면서 익숙해진 말들이지만, 호세권(호떡)과 붕세권은 길거리 음식에도 레트로 문화가 유행하면서 생겨난 신조어라고 한다. 전국의 풀빵집 위치를 알려주는 앱까지 있는 모양이다. 내가 사는 곳도 붕세권이라 아내와 산책을 하거나 장을 보고 돌아오는 길에 가끔 사 먹을 수 있었다. 따끈한 붕어빵을 베어 물면 달콤한 팥소가 입안에 녹아들면서 오붓했던 어린 날의 감성이 살아나곤 했다. 그런데 지하철역 근처 건널목에 있던 붕어빵 노점상이 언제부터인가 눈에 보이지 않았다. 우리 동네만 그런 것이 아닌 모양이었다. 재료비의 인상과 코로나의 여파로 전체적으로 붕어빵 가.. 2021. 1.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