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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로피3

예닌다이즈 튀르키예 튀르키예에 대형 지진이 났다는 뉴스를 보고 튀르키예가 어디에 있는 나라인가 찾아보았더니 터어키의 새로운 이름이었다. 작년에 바뀌었다고 한다. 2003년 터어키를 여행한 적이 있다. 정확히 말하면 여행이 아닌 출장이었다. 원래의 출장지는 이라크 바그다드였는데 당시 이라크가 미국에 의해 점령된 직후라 갑작스레 일정이 꼬이면서 엉뚱하게 터어키에서 일주일 가량을 보내게 되었다. 비행기 이동이 안 된다고 하여 이스탄불에서 버스로 꼬박 24시간을 걸려 도착한 이라크와 국경을 맞댄 실로피(Silopi)에선 터어키 쪽에서 국경을 봉쇄하여 이라크에 들어갈 수 없었다. 국경 건너편 이라크 측에서는 문제가 없다고 했지만 터어키 검문소에서 하루 사이에 방침이 바뀌었다며 요지부동이었다. 어쩔 수 없이 실로피에서 머무르다가 마르.. 2023. 2. 16.
우연한 터어키 여행 5 - 재키찬이 되다. 실로피의 호텔에서 하루 일과는 단순했다. 아침에 전화통에 매달려 연락을 취하고 나면 그 다음 일은 상대방의 연락을 기다리는 일뿐이었다. 나는 시간을 죽이기 위해 책을 읽거나 아니면 실로피의 대로변과 골목길을 돌아다녔다. 호텔을 나서는 순간부터 개구쟁이 아이들이 몰려들었다. 이효석의 소설 메밀꽃 필 무렵에 나오는 ‘장터거리의 각다귀’ 같은 녀석들이었다. 어떤 아이는 단순히 호기심에 쫓아다녔고 어떤 아이는 돈을 달라고 하였으며 어떤 아이는 구두를 닦으라고 졸라댔다. 특별한 오락거리가 없는 이곳의 아이들에게 외국인의 출현은 지나칠 수 없는 사건이자 오락거리였나 보다. 참새처럼 쉴 사이 없이 조잘대는 녀석들에게 일일이 대꾸하는 것도 힘들었다. 나중엔 그냥 미소만 흘려주었다. 녀석들은 결코 지치거나 싫증도 내지 .. 2005. 3. 2.
우연한 터키 여행 4. - 이라크 국경을 넘지 못하다. *터키와 이라크의 접경지대 : 사진 촬영을 엄격히 통제하였다. 가까이 보이는 구릉과 그 뒤의 산이 이라크 영토이다. 터키와 이라크의 접경에서 가까운 작은 도시 실로피 SILOPI 에 도착했다. 버스에 내리자마자 우리는 한 무리의 사람들에게 둘러싸였다. 택시 운전사들과 호객꾼들이었다. 버스에 동승했던 이라크인 MALLAH가 주선을 해주기까지 그들의 매달림에 우리는 거의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몇 가지 서류를 준비하고 국경 출입국 관리소까지 택시당 30불에 합의를 하였다. *호텔 베란다에서 내려다본 실로피 SILOPI의 버스터미널, 평소에는 조용하나 버스가 들어오면 소란스러워진다. 그러나 우리는 이날 국경을 통과하여 이라크로 들어가지 못했다. 터키 측 국경 출입국 관리소에서는 터키 외무성의 국경 통과 승인.. 2005. 2.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