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어린이대공원3

어린이대공원 어린이대공원 정문을 들어서면 오른쪽 갈래길 한쪽 야트막한 담장 아래 옛 왕릉에서 보았던 석조물들이 다소 어수선하게 늘어서 있다. 나는 그것을 공원을 찾는 어린이들을 위한 교육용으로 만들어 놓은 것으로 마음대로 추측했다. 그렇다면 좀 더 가깝게 볼 수 있도록 출입을 자유롭게 할 일이지 통제선은 뭐 쳐 놓은 걸까 불만스럽게 여긴 적도 있었다. 문인석이나 무인석의 생김새도 여타의 왕릉과는 달리 유난스레 못 생긴 것도 불만을 부추겼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자주 산책을 가면서도 그냥 무심히 지나치는 곳이었다. 그곳이 대한제국의 황태자 이척(순종)의 태자비 민씨의 능(陵)이 있던 자리라는 걸 얼마 전에 알게 되었다. 민씨는 열한 살의 나이에 여덟 살의 황태자와 결혼하여 1897년 황태자비로 책봉되었으나 1904년.. 2023. 6. 24.
여기가 어딘가다 목련에 이어 벚꽃이 피더니 이내 흩날리듯 사라지고 바람결에 묻어오는 라일락 향기와 함께 발길 닿는 공원 곳곳에 철쭉이 눈부시다. 사람들이 옮겨 심고 가꾸었다 해도 꽃은 스스로 피어난 것이다. 십일 넘어가는 꽃이 없다 하지만 저 맹렬함을 누가 덧없다 말할 수 있으랴. 짧아서 진하고 더 강렬한 꽃길을 아내와, 그리고 가끔은 마음을 나누는 이웃과 함께 걸었다. ↓ 공원은 바삐 지나치는 곳이 아니라 해찰을 부리는 곳이다. 더군다나 꽃이 있는 시공간임에랴 ······. ↓한강변을 따라간 햇살이 좋은 날에는 윤슬이 반짝여 강물도 꽃이 된다. 아내와 가만히 앉아 그런 강과 오고 가는 사람을 바라보는 시간도 그렇다. 서울숲의 튤립은 작년에 비해 성기게 심어져 있었다. 아쉬워하다가 듬성듬성 빈 공간이 여유로워 보이기도 .. 2022. 4. 29.
한강변 100km 걷기 산책은 아내와 나의 일상이 된 지 오래다. '산책은 산(살아있는) 책'이라고 했다. 한 발 한 발 구름과 하늘과 바람, 나무와 숲을 느끼며 걷는 것보다 더 나은 배움은 있을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산책은 혈액 순환이나 열량 소비를 위한 런닝머신과는 다르게 풍경을 체험하게 한다. 시간과 거리에 구애되지 않고 걸을 수 있는 자유로움도 그렇다. 같은 길을 반복해서 걸어도 느낌은 늘 새롭다. 가끔씩 시간과 거리를 정하고 걷는다. 산책 보다 강도를 조금 높게 잡는다. 걷는 행위에 자극이 되고 목표가 있으니 성취감도 생기기 때문이다. ( https://jangdolbange.tistory.com/1048 ) 추석 전 하루 25km씩 나흘 동안 100km를 걸었다. 1일차 : 동쪽 방향 한강이 흐르는 방향과 반대로.. 2020. 10.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