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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홍준3

유홍준의 『안목(眼目)』 오래전 가족과 국토를 여행할 때면 자주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를 갖고 다녔다. 책에 나와 있는 문화재나 유적지 앞에서 그 책의 내용을 함께 읽곤 했다. 여행이 한결 풍부해지는 느낌이었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는 그의 말이 문화재에 백지 문외한인 내게 용기를 주었다. 그의 유려하고 유머러스한 글과 세상과 문화재를 보는 안목과 열정, 그리고 탄탄하고 폭넓은 지식을 좇아, 마치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를 따라 부르듯 책 속 그의 '추천' 장소로 가족들을 안내하기도 했다. 아내와 딸아이는 그런 나에게 '사이비 유홍준'이라는 별명을 붙여주었다. '유홍준의 미를 보는 눈 Ⅲ'이라는 부제가 붙은『안목(眼目)』은 그런 '사이비 안목'을 위해 읽었다. 『국보순.. 2023. 2. 8.
누란의 바람 서역(西域)은 중국을 중심으로 한 개념이다. 넓게는 서부 아시아와 인도를 포함하고 좁게는 감숙성의 도시 돈황(敦煌)과 신장 위구르자치구역을 아우른다. 옛날 동서교역의 통로였던 실크로드의 동과 서가 만나는 접경이고, 이름만으로 험난함이 느껴지는 천산산맥과 곤륜산맥, 그리고 '살아서 돌아올 수 없는' 사막 타클라마칸을 품은 지역이다.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꿈꾸어 보았을 곳이기도 하다. 나 역시 당장의 실현 가능성과 상관없이 텔레비젼에서 이 지역이 나올 때면 관심을 가지고 보곤 했다. 최근에 출간된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중국편3』은 이 지역을 다루고 있다. 직접 가기에 멀고 번잡한 지역일수록 책으로 하는 간접 여행의 효용성은 두드러진다. 더군다나 그것이 명 문장가의 글과 함께 하는 여행.. 2020. 6. 30.
내가 읽은 쉬운 시 119 - 유홍준의「우리집에 와서 다 죽었다」 용인의 SALAFARM과 서울 먹거리창업센터에서 교육을 받으면서 가져온 화분 두 개. 상추와 애플민트가 우리집에 와서 죽거나 죽어가고 있다. 상추는 좀 예민한 품종이라 해서 교육 받은 대로 나름 신경을 썼으나 황달기가 도는가 싶더니 이내 이파리를 눕히고 자리보전을 한 끝에 일어서지 못해 화단에 묻어주었다. 그다지 신경을 안 써도 잘 자란다고 해서 가져온 애플민트도 잎이 흑갈색으로 말라 떨어지는 모양이 다시 건강해질 것 같지 않다. 응급처치로 교육 중 나눠준 커피찌거기로 만든 거름을 주었으나 그다지 효험이 없어 보인다. 나의 무지함과 부실한 보살핌에서 비롯된 것이라 안타깝다. 생각해 보면 죽음은 늘 우리 곁에 있다. 매일 부엌에서 만드는 음식도 따지고 보면 무언가 죽은 '재료'이지 않는가. 개구장이 우리에.. 2019. 6.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