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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섭3

오늘 할 일 내일로 미루기 잠깐 사이에 새해도 2달 가까이 지났다. 한 겨울이었다가 입춘에 우수까지 지났으니 곧이어 대동강 물도 풀리고 개구리도 눈을 뜨리라. 새해엔 반드시 꼭 해야겠다는 결심까지는 아니어도 대충 이런 걸 해보리라 세웠던 계획이 몇 가지 있다. 정치인들 선거로 중간 평가를 받듯 그 계획들의 실천 여부를 꼽아 보았다. 늘 그래왔듯 결과는 신통찮다.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며 산 탓이다. 책을 좀 더 읽고 블로그에 매일 글을 하나씩 올리고 일주일에 새로운 음식을 한 가지 만들겠다는 건 그런대로 된 것 같으나 안 한 것은 그 몇 배다. 일주일에 한 번 산에 오르고 10킬로미터 달리기 하기, 그림 한 장 그리기 그리고 2주에 간단한 마술 한 가지씩 손에 익히기 따위가 그랬다. 2월이 가기 전에 계획을 결심 수준으로 끌어.. 2024. 2. 20.
제주살이 21 - 서귀포의 섬들 한라산 주위에 오름이 있다면 제주도 해안엔 크고 작은 유·무인도가 있어 풍경에 활력과 짜임새를 더한다. 그러지 않았다면 중산간이나 해안이 조금은 무덤덤해지고 지루해졌을 것이다. 유아독존의 장엄함이나 일필휘지의 장쾌함을 보이는 풍경만큼이나 아기자기하게 자상한 풍경도 마음을 끄는 법이다. 서귀포항을 중심으로 4개의 섬이 부채처럼 퍼져 있다. 동쪽으로부터 섶섬, 문섬, 새섬 그리고 범섬이다. 올레길 6코스와 7코스를 걷다 보면 저절로 눈에 들어온다. 모두 사람이 살지 않는 무인도지만, 어느 섬이나 육지에선 보기 힘든 진귀한 난대림으로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고 한다. 섶섬은 섭섬, 삼도(森島)라고도 부른다. 또는 섬 전체가 숲이 우거져 숲섬이라고도 한다. 올레길 6코스가 지나는 구두미 포구 앞바다에 손에 잡힐.. 2021. 11. 9.
제주행4 - 지독한 사랑 두 가지 - 이중섭 발가락군을 사랑한 아고리 잘 알려져 있다시피 화가 이중섭은 지독한 가난으로 사랑하는 아내와 헤어져야 했다. 현해탄을 사이에 두고 헤어진 부부는 다시는 만나지 못 한 채 안타깝게 편지만 주고받았다. 편지에서 이중섭은 아내 마사코를 발가락군이라고 불렀다. 연애시절 이중섭이 발가락을 다친 마사코를 치료해주면서 발가락이 예쁘다고 붙인 애칭이다. 아내는 이중섭의 턱이 길다고 아고리라고 불렀다. 일본말 아고는 턱이고 리는 이중섭의 성이었다. *위 사진 : 이중섭이 가족과 함께 살던 방과 집 그들은 한국전쟁 시절 서귀포에서 일 년 가까이 지냈다. 서귀포 언덕 위 초가집 한 채 귀퉁이 고방을 얻어 아고리와 발가락군은 아이들을 키우며 살았다 두 사람이 누우면 꼭 찰, 방보다는 차라리 관에 가까운 그 방에서 게와 조개를 .. 2012. 5.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