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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농장3

5월의 청보리밭 전북 고창군 공음면 선동리에 있는 학원농장의 5월 청보리밭. 가없는 보리 바다 속을 바람따라 출렁이는 보리 파도 속을 아내와 함께 옛노래를 흥얼거리며 걸어보았다. 보리밭 사잇길로 걸어가면 뉘 부르는 소리있어 나를 멈춘다 옛 생각이 외로워 휘파람불면 고운노래 귓가에 들려온다 돌아보면 아무도 뵈지 않고 저녁놀 빈 하늘만 눈에 차누나 *2003년 5월 2014. 10. 7.
지난 국토여행기 31 - 초가을에 만난 두 가지 꽃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아이를 위해 나무와 꽃과 풀의 이름을 많이 알고 싶다는 어느 작가의 글에 동감을 했다. “이건 이름이 뭐야?”라고 묻는 어린 자식에게 ‘이것도 나무, 저것도 나무, 이건 큰 나무, 저건 작은 나무, 저건 보라빛 꽃, 저건 빨간 꽃......’이라고 말하는 염치없는 아버지가 되고 싶지 않다는 것이 그의 변(辯)이었다. 세상을 바라보는 나름대로의 논리를 가질 만큼 커버린 딸아이가 내게 그러한 것들에 대해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물을 것 같지는 않지만 언제부터인가 아내와 나도 하늘을 나는 작은 곤충이나 새, 맑은 시냇물 속의 물고기, 길섶의 풀과 나무, 야생화나 들꽃으로만 알고 있는 무수한 꽃들의 진짜 이름을 알고 싶어졌다. 특히 꽃과 나무는 도감(圖鑑)을 가지고 다니며 비교해보.. 2013. 2. 21.
메밀꽃과 메밀묵 메밀은 묵과 꽃의 두 가지로 연상된다. 내 기억 속에는 메밀묵이 먼저이다. 어릴 적 늦가을이면 어머니는 여러 개의 커다란 ‘다라이’에 가득가득 메밀묵을 만들어 온 동네 집집마다 한 그릇씩 돌리곤 했다. 나도 가끔 메밀묵 배달 심부름에 나섰지만 묵은 당시의 내게 친근한 음식이 아니었다. 무덤덤하면서도 약간 쌉싸름한 맛에다가 미끌미끌하고 물컹쿨컹한 감촉이 당최 내 입맛과 맞질 않았다. 그 때문에 나는 밥상에 찬으로 오를 때는 물론이고 늦은 가을밤에 속이 출출할 때 어머니가 양념장을 둘러 손수 내오시던 메밀묵에 손사래를 치거나 아예 손도 대지 않고 고스란히 되돌리곤 했다. 요즈음은 건강식이니 웰빙 음식이니 하며 그런 종류의 천연 음식들이 주목을 받는 세상이 되었다. 여행길에 가끔 아내와 나도 돈을 주고 메밀묵.. 2012. 6.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