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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사진/미국

류현진, 샌디에고에 오다

by 장돌뱅이. 2014. 4. 4.

작년 류현진 선수가 LA다저스에 입단한 이래 그의 경기를 3번 보러 갔다.
매번 엘에이에 있는 다저스구장에서였다.
가까이 있는 샌디에고의 펫코파크에 그가 등판하기를 기대하였으나 한번도 그렇게 되질 않았다.
팀당 162경기를 치르는 동안 대개 5일 간격으로 등판하는 한 선발투수의 일정이
샌디에고 파드레스 PADRES의 홈경기와 일치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나 보다.

올해는 이례적으로 호주에서 메이져리그 공식 개막 경기가 있었다.
류현진 선수가 그곳  2차전에 나서서 승리를 거둔 후
미국에서 그의 출장 일정이 어떻게 되나 궁금해졌다.
호주 경기 이후 일주일 정도의 시간이 있으니 투수 로테이션이 1선발부터(커쇼선수부터)
다시 시작하는지 아니면 미국의 개막전은 3선발이 나오는 것인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다져스의 미국 첫 경기가 바로 샌디에고에서 열리기 때문에 류선수의
등판 일자는 입장권 예매를 위해 중요했다. 그러나 매팅리와 혈연이나 학연, 지연의 관계가
없으므로 학창시절 시험볼 때마다 애용했던(?) '찍기' 실력을 동원할 수밖에 없었다.
고민 끝에 다져스의 에이스인 커쇼에 이어 두번째 경기에 나설 것으로 '찍고'
두번째 경기 입장권을 주차권과 함께 예매를 했다.

경기 며칠 전까지 나의 예상이 옳은 듯 했다.
객관적인 위상이 아무래도 류선수보다 높은 켜쇼 선수가 3월30일(미국시간 기준)
첫 경기에 나서고 류선수는 4월1일의 2차전에 나설 것이 확실해 보였다.
나는 아내에게 나의 유구한 전통의 '찍기'에 대하여 폼을 잡기도 했다.

그런데 별안간 비보가 전해졌다.
커쇼가 어깨 부상으로 부상자 명단에 오르면서 류선수가 첫 경기에 나선다는 소식이었다.
이런! 경기 이틀전에 부랴부랴 표를 사기 위해 인터넷에 들어갔다. 대부분의 좌석이 만석이었다.
드문드문 빈 자리가 있었지만 두 좌석이 나란이 있는 곳은 전혀 보이질 않았다.
하는 수 없이 서너 좌석 떨어진 표로 두 장을 예매했다.
현장에서 주위 사람에게 양해를 구하고 아내와의 '별거'를  막아볼 심산이었다.
본의 아닌 우여곡절 끝에 샌디에고에서 열린 다저스와 파드레스의 경기를 연속으로 보게된 것이다.

이틀 동안 찍은 사진 몇장을 간략한 설명과 함께 올려본다.

미국은 군인들이 대접을 받는 곳이다. 끊임없이 전쟁을 하는 나라이기 때문일 것이다.
개막전 군인들과 함께 하는 행사가 있었다. 하늘에서 낙하산을 탄 병사가 시간에 맞춰 내려오기도 했다.
모든 경기에 앞서 미국 국가 "THE STAR-SPANGLED BANNER"의 합창은 필수 의식이다.
두 번째 경기가 있던 날, 구장 내 기념품점에서 물건을 사는데 갑자기 점원이 차렷 자세를 취했다.
왜그러냐고 물었더니 국가가 나오기 때문이라고 했다.

샌디에고 파드레스의 마스코트. PADRES는 카톨릭 수도사를 의미한다.

류현진 선수의 투구 모습.

야구장 주차 타워답게 각 층의 이름을 야구선수 포지션으로 붙여놨다.

류선수가 나오는 첫 날은 다저스 셔츠를 입었지만 두번째 경기는 지역 연고팀인 파드레스를
응원하는 '회색분자'가 되어야 했다.

첫날 좌석은 1루쪽 하단이었다. 선수들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장점은 있었지만
그에 대한 댓가도 높게 지불해야 했다. 급하게 이루어진 예약이라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두번째 경기는 미리 예매를 한 터라 홈플레이트 뒤쪽 최상단의 좌석이었다.(맨 위의 첫번째 사진)
가격은 낮지만 경기장이 한눈에 들어와 아내와 내가 좋아하는 자리이다.
위 사진은 같은 레벨의 3루쪽에서 본 것이다.

두번째 경기를 보는 날, 경기가 끝나기 전 조금 일찍 자리에서 일어났다. 끝까지 볼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경기장을 나서기 전 한 바퀴를 돌며 다양한 각도에서 펫코파크를 구경해 보았다.
위 사진은 외야 좌익수 뒤편에서 본 풍경이다.

흔히 "BLEACHERS" 라고 부르는 중견수 뒷쪽의 좌석.

외야석 뒷쪽의 "PARK AT THE PARK"라고 부르는 관람석이 있다. 이곳은 분명히 경기장 안쪽이다.
입장료는 10불 정도 한다.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야구와 피크닉을 함께 즐기는 곳이다.
경기장에서 먼 시각적 불리함은 대형화면으로 보완하면서 동시에 경기장의 실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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