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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사진/태국

방콕 쏘이(SOI) 11의 아침

by 장돌뱅이. 2014. 5. 14.


끝내 유혈사태로 번져 희생자를 낸
요즈음 태국의 상황은 혼란스러워보인다.
표면적인 문제의 발단은 잘 알려져 있다시피
지난 2월 대법원이 탁신 전 총리에게 권력남용으로 축재한 재산
460억바트(한화 1조 4천억원)의 압류 판정을 내린 데서 비롯되었다.

그 이면에는 탁신 전 총리 탁신를 지지하는 도시노동자와 농민 세력의 '붉은셔츠'와
왕실과 군부를 지지하는  중상류층을 대표하는  '노란셔츠' 간의 갈등이
격렬한 양상으로 드러나고 있는 것이라 한다.
옳고 그름의 기계적인 잣대를 대어 어느 한쪽 세력을 평가하기가 어렵다.

하층민의 지지를 받는 '부패한' 재벌 출신의 정치인...
나로서는 우선 그의 재력이 놀랍다. 몰수 금액 460억 바트는
그가 소유한 재산의 절반쯤에 해당된다고 하던가.

설혹 법률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이 모은 재산이라하더라도 5천만원
(몇년 전 이야기이니 요즈음 가치로는 1억원쯤이라고 해야할까?)
이상은 결국 누군가의 몫을 가져온 것이라는 글이 생각난다.

지난 2월
탁신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있던 날 쏘이 11을 걸었다.
텔레비젼이 대법원 근처의 광장에 시위대들이 밤을 새워
집결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하는 아침이었다.

국수를 말고 닭다리와 물고기를 꼬치에 꿰고 굽는 노점상들과
출근길의 교통 체증을 빠르게 피해갈 수 있는 영업용 오토바이 운전사들이
언제나 그래왔듯이 무심한 얼굴로 하루를 시작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착한 사람들은 저렇게 꽃잎마다 살림을 차리고 살지, 호미를 걸어두고, 마당 한켠에
  흙 묻은 삽자루 세워두고, 새끼를 꼬듯 여문 자식들 낳아 산에 주고, 들에 주고, 한
  하늘을 이루어간다지.
   저이들을 봐, 꽃잎들의 몸을 열고 닫는 싸리문 사이로 샘물 같은 웃음과 길 끝으로
  물동이를 이고 가는 모습 보이잖아, 해 지는 저녁, 방마다  알전구 달아놓고, 복(福)자
  새겨진 밥그릇을 앞에 둔 가장의 모습, 얼마나 늠름하신지. 패랭이 잎잎마다 다 보인다,
  다 보여.                                                    -이승희의 시, "패랭이꽃"-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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