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과 사진/태국

2015 태국 치앙마이 - 걷고 쉬고 먹고(끝)

by 장돌뱅이. 2015. 8. 2.

저녁 비행기로 돌아가는 마지막 날.

아침 산책은 왓치앙만 WAT CHIANG MAN과 왓치앙윤 WAT CHIANG YUEN,
그리고 왓 빠빠오 WAT PA PAO를 돌아 타패 게이트로 들어오는 코스를 잡았다.
한 시간이 좀 넘게 걸렸다.


*아래 사진 : 왓 치앙만


*아래 사진 : 왓 치앙윤


*아래 사진 : 왓 빠빠오


*아래 사진 : 치앙마이 성벽과 해자

아침 식사를 하고 다시 숙소 주변을 좀 더 걸었다. 해가 떠오르면서 날이 점점 더워졌다.
목표 없이 걷다가 도이창 DOICHANG 커피를 내놓는다는 카페가 있어 들어가 보았다.
태국 북부에는 도이뚱과 도이창 이라는 두 로컬 브랜드의 커피가 대세를 이룬다고 한다.

예민하게 커피 맛을 음미할 수 있는 미각을 지니지는 못했지만 기왕에 치앙마이에 왔으니
일부러 찾아가진 않더라도 기회가 닿으면 두 가지 커피를 한번 마셔볼까 생각하고 있었다.
도이뚱은 기회가 없었고 우연하게 도이창은 기회가 온 것이다.

그러나 크림과 시럽을 듬뿍 넣은 아이스커피로 마셨으니 나의 촌놈 입맛으로는
뭐 봉다리 커피와 동일한 맛이었다고 고백할 수밖에 없겠다.

카페 안에는 서양 청년 하나가 홀에 놓인 피아노를 연주하고 있었다.
카페 직원이 아닌 여행자였다. 한동안 연주를 하더니 배낭을 들고 조용히 자리를 떴다.
그럴 때 그 사내에 이어 나도 아내를 위해 한 곡 연주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카페를 나와 천천히 걸어 숙소로 향했다. 거리의 모든 상점은 여행객들을 대상으로 한 치장으로 가득했다.
문득 이대로 세월이 흐르면 치앙마이는 어떤 모습이 될까?
태국의 여행 문화와 그에 따른 생업들이 남기는 것들 - 어디서건 생활이 우선이기에 당장 
어쩔 수는 없다 해도
언젠가 태국과 치앙마이가 깊이 고민해야 할 문제의 징후는 충분히
드러나 보였다.

숙소로 돌아와 귀국을 위한 짐을 꾸렸다.
체크아웃을 하고 타마린 빌리지의 부속 식당에서 얌느어와 팟타이로 점심을 먹었다.
아내와 난 이제까지 먹어본 얌느어 중 가장 좋았다는데 일치를 보았다.
 

숙소 앞 라차담넌 로드에는 일요일을 맞아 유명한 선데이마켓이 열리고 있었다.
평소에 다니던 차량은 완전 통제되어 도로는 장꾼과 손님들로 가득했다.
야시장의 규모보다 훨씬 큰 것 같았다. 아내와 나는 공항으로 출발하기 전까지 장 구경을 했다.
아내는 몇 개의 작은 코끼리상과 털실 목도리를 샀다.

여유롭게 시간을 두고 치앙마이공항에 체크인을 했다.
그리고 항공사 라운지에서 아내와 창 CHANG 맥주로 건배를 했다.

쌩텍쥐베리가 완성이란 덧붙일 게 없는 것이 아니라 빼내야 할 게 없는 상태라고 했다.
이번 여행은 4일 남짓의 짧은 여정이었다. 내 생활에서 짜낸 여유가 그것 뿐이다.
게다가 '걷고 쉬고 먹는' 단순한 내용과 동선의
여행이었던 지라 치앙마이를
다양하게 즐겼다고 할 수도 없다. 모든 지난 시간이 그렇 듯 아쉬움이 있을 수도 있으리라. 
하지만 돌이켜보면 어느 순간도 지워버리고 싶은 것은 없다.

썽태우 안에서 비지땀을 흘리던 시간까지도 소중한 기억뿐이다.
감히 쌩텍쥐베리가 말한 그 완성의 의미를 우리의 여행에 붙여도 될까?
아쉬움은 있어도 버릴 것은 없는 여행처럼 늘 그렇게 아내와 삶도 나누고 싶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