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항공통신공동체(SITA)가 발표한「2015수화물 보고서 (BAGGAGE REPORT)」에 따르면 2014년 한해 동안
전 세계 항공 수화물 처리 문제는 2013년 대비 230만 건이 증가한 2천410만 건이 발생했다고 한다.
같은 기간 비행기 탑승객은 대략 33억명으로 탑승객 1천명당 7.3건이다. 지난 10년 간 수화물 처리 문제
발생 횟수는 2007년 4천690만 건(1천 명당18.9건)으로 정점을 찍은 뒤에 감소 추세에 있다고 한다.
구체적인 사고 내용은 지연 도착이 80.2%, 파손과 일부 소지품 도난 14.3%, 분실과 가방 도난 5.5.%였다.
같은 비행기를 타고온 승객 대부분이 각자의 짐을 찾아 떠나 썰렁해진 공항 수화물 벨트 옆에서
끝내 나오지 않는 내 짐을 기다리며 같은 처지의 승객 한두 명과 낭패스런 표정을 나누어야 하는,
그래서 수화물 분실 신고서를 작성할 때 '같은 비행기를 타고왔는데 왜 내 짐만?' 하는 생각에
억울함이 더 커지는, 그 불운은 종종 여행의 시작과 끝이 만드는 기대감이나 성취감을 갉아먹곤 한다.
나는 이제까지 3번의 화물 도착 지연과 1번의 분실을 경험했다.
동남아에서 귀국시, 미국내 여행시 그리고 아프리카 콩고 여행시 각각 1번씩
짐이 늦게 도착한 적이 있다. 그것들은 모두 한나절이나 하룻만에 호텔이나 집으로 도착되었다.
분실은 미국 출장을 마치고 귀국할 때에 발생했다.
분실물은 골프채 하나(세트가 아닌) 였는데, 국내 항공사 직원의 말로는
샌디에고-엘에이 구간에서 분실되었다고 하며 규정에 따라 보상을 해주었다.
지연 도착이나 분실은 반드시 후진국 항공사에서 더 많이 일어나는 것은 아니라고한다.
몇 번의 그런 해프닝 이후에 아내와 나는 여행짐을 꾸릴 때 귀중품 이외에
짐이 늦게 도착하더라도 현지에서 하루 정도는 지낼 수 있는
최소한도의 필수품 몇 가지 정도는 핸드캐리 짐에 넣게 되었다.
짐을 부칠 때 사진을 찍어두는 것도 그런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다.
일의 발생을 막을 순 없어도 일이 일어난 후의 대비는 여행자의 몫이 될 것이다.
최근에 분실물 관련하여 한가지 재미있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독일의 루프트한자 항공사에서는 여행객들이 분실하고 찾아가지 않은 여행가방을 경매에 부친다고 한다.
혹 범죄 관련 물품이 있는지 여부만 사전에 검사하고 다시 밀봉하여 가방의 무게만 공개한다고 한다.
그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모르지만 대단한 귀중품이 들어있을 리는 없을 것이다.
어떤 태그도 붙여놓지 않은데다가 잃어버린 후에도 주인이 찾아가지 않을 정도의 무성의한 가방이므로.
낙찰자는 즉시 사람들 앞에서 가방을 열어 내용물을 공개해야 한다고 한다.
어떤 물건들이 가장 많이 나올까?
버려도 되는 걸 왜 구태여 부쳤을까?
버려도 된다고 남에게 공개해도 괜찮은 것일까?
재미있으면서도 문득 궁금해진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