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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단상

새해 연휴

by 장돌뱅이. 2016. 1. 5.

12월31일도 휴무라는 갑작스런 회사의 결정에 4일로 늘어난 연말연시 연휴.

습관처럼 혹시나 싼 가격의 동남아 비행기표가 있나 뒤져보다가 곧 그만두었다.
극성수기에 걸맞게 치솟은 비행기 값도 값이지만
무엇보다 개인적으로 이런저런 안 좋은 일이 많았던 2015년(하반기)이었으므로
먼 거리 여행은 자제하는 게 좋겠다는 아내의 의견을 받아들여
그냥 집에서 조신하게 지내기로 했다.

덕분에 부쩍 늘어난 휴식의 시간.
맛난 먹을 거리가 빠질 수 없는 노릇이었다.
나는 평소 참고하는 요리책을 아내에게 보이며 먹고 싶은 걸 고르라고 호기를 부려보았다.
조리 방법이 있다고 무슨 음식이건 다 만들기에는 아직 너무 알량한 나의 솜씨인 터이지만
내 수준에 적합한 메뉴를 골라주리라는 아내에 대한 믿음에서 나온 일종의 허세였다.

나는 아내와 합의한(?) 새송이버섯들깨탕과 굴해장국 등을 만들었다.
"우리집의 백종원!"
아내의 칭찬은 늘 나를 어린 아이처럼 부풀게 한다.
딸아이는 "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하다가 몸을 아프게 만든다."고 놀려대곤 하지만
아내의 칭찬은 내게 세상을 견디고 삶을 지탱하는 원천이다.
"아내의 칭찬 받을 일을 많이 하자!"
나의 새해 결심 중에 하나이다.
(아부는 충성의 발로(發露)라고 하지 않던가^^.)

아내는 나의 음식에 떡국과 나베요리 등으로 맞장구를 쳐주었다.


연휴 동안 유난히 날씨가 포근했다.
덕분에 아내와 한강변을 오래 걸을 수 있었다.
한적한 발걸음을 옮기며 새해 다짐을 떠올려 보았다.
실천하기 쉬운 작은 일들을 골랐다.

   약속시간 30분 전에 약속 장소에 가기.
   가서 주변을 어슬렁 거리기.
   지하철에서 핸드폰 보지 않기.
   영화 엔딩크래딧 끝까지 보기.
   우표 붙여 편지나 엽서 보내기.
   오래동안 손 안 댄 책 버리기.
   동네시장에서 아내와 장보기.
   매주 합산 20 키로미터씩 달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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