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하노이6 - 고요한 땀꼭

육지의 하롱베이라고 하는 땀꼭 TAMCOK 은 하노이에서 남쪽으로 약 90여 키로미터 떨어져 있다.
차로 두 시간정도의 거리이다. 거기서 노 젓는 작은 배로 갈아타고 들판을 흐르는 응오동 NGO DONG 강을
따라가며 주위의 겹겹이 솟아오른 산봉우리 경치를 보는 것이 땀꼭을 구경하는 방법이다.

하늘엔 구름이 잔뜩 끼어 있었다. 아침공기는 차가웠고 강 주변의 초록색은 여름처럼
무성하지 않아 분위기는 다소 을씨년스럽기도 했다. 날씨 탓이겠지만 론리플래닛에서
알려준 ‘배를 타고 다니며 음료수를 파는 사람들'(BOAT VENDORS)도 없었다.
가끔씩 논일을 하는 사람과 강에서 무엇인가를 건져 올리는 사람들만 눈에 띄었다.
왕복 두 시간 정도의 배를 타는 내내 너무도 조용했다.
배의 뒷전에 앉은 여자 사공의 노를 젓는 소리가 유일하게 귓전을 울릴 뿐이었다.
약간의 황량함과 깊은 적막, 그리고 그 적막을 더욱 깊게 만드는 규칙적인 노 젓는 소리가
마음을 차분하게 만드는 싫지 않은 시간이었다.

* 위 사진 : 같이 땀꼭을 여행한 일행들.

핸드스판 여행사 HANDSPAN ADVENTURE TRAVEL에서 예약한 땀꼭 투어에는 자전거투어가 포함되어 있었다.
점심을 먹고 한 시간 정도를 자전거로 이동했다.
배를 타고 보는 것보다 더 풍경 속에 밀착된 느낌이 들었다.
우리 일행은 아름다운 풍경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여러 번 자전거를 멈추어야 했다.
곳곳에서 논 가운데 있는 무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죽은 영혼이 나쁜 귀신으로부터
논과 벼를 보호해 줄 것이란 믿음에서 비롯된 베트남인들의 풍속이라고 했다.

* 위 사진 : 논 가운데 있는 베트남의 무덤.

* 아래 사진 : 자전거를 타고 가며 만난 풍경.

자전거 여행이 끝나는 지점인 호아루 HOA LU에는 두 개의 사원이 있었다.
호아루는 옛 베트남의(968-1009) 수도였던 곳으로 사원에는 당시 왕의 초상과 동상이 모셔져 있었다.
베트남인들에게 어느 정도의 역사적 의미가 있는 곳인지는 모르겠지만 굳이 외면할 필요는 없다고 하더라도
특별히 인상적이지도 않은 곳이었다.

하노이로 돌아와 저녁을 먹으러 나섰다가 예정에 없던 오페라 하우스에서 열린 음악콘서트에 참석하게 되었다.
일본 회사들의 협찬으로 일본인이 지휘를 맡은 연주회였다.
오페라하우스는 1911년에 지어진 식민지시대의 건물로 하노이에서는 보기 드물게 웅장하고 아름다운 외관을 지니고 있다.
안에서 보는 천장과 기둥도 그러했다. 오페라 하우스의 베트남 이름은 NHA HAT LON이다.
영어로 직역을 하면 ‘HOUSE SING BIG’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