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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사진/베트남

2005하노이7 - 흐엉사원

by 장돌뱅이. 2012. 4. 18.

*위 사진 : 흐엉사원으로 배가 출발하는 선착장의 모습.

흐엉사원(CHUA HUONG, PERFUME PAGODA)은 외국인 여행자들에게 퍼퓸파고다로 더 알려진 듯하다.
흐엉사원의 여정은 땀꼭 여행과 동일하다.
아침에 하노이에서 버스로 두 시간을 달린 후
옌강 YEN RIVER을 따라 약 한시간 정도 보트를 타고 간다.
다른 점은 보트에서 내린 후 한 시간 정도의 산행을 해야한다는 점이다.
흐엉사원은 산 정상부의 거대한 동굴 속에 있기 때문이다.

옌강은 땀꼭의 응오동강보다 폭이 넓었다. 그래서인지 배도 어제의 두 배 크기로
한 배에 사공 외에 네 명씩 탈 수 있었다. 우리는 영국에서 온 부부와 동승을 했다.
남자는 인상이 좋게 생긴 영국인이었고 부인은 태국인이었다.

* 위 사진 : 사원으로 오르는 길 중간부의 쉼터.

땀꼭의 여행의 핵심이 땀꼭이 의미하는 세 개의 동굴 자체에 있지 않고 그곳에
이르는 강변의 풍경에 있듯 흐엉 사원의 경우도 배를 타고 가는 과정에 있다.
강변으론 어제와 같은 기묘한 보습의 산봉우리들이 절경을 이루고 있었다.
땀꼭에서와는 달리 화창한 햇빛은 산봉우리들의 초록빛이 더욱 싱싱하게 드러냈고
맑은 강물 속 깊은 곳까지 들어가 물풀들의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노 젓는 소리만이 맑고 평화롭게 이어지는 감미로운 시간이었다.

* 위 사진 : 산 정상에 있는 동굴사원.

제법 땀을 흘려야 오를 수 있는 흐엉사원도 이채로운 것이었다.
동굴 속의 절이란 우리나라에는 거의 없는 형태이고 또 있다고 해도 그 모습이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관음각이란 현판이 붙은 산 아래 쪽 선착장 부근의
절도 들러 볼만한 곳이었다.
절 건물 곳곳의 조각 장식물들이 화려하여 눈길을 끌었다.

*위 사진 : 흐엉사원 여정을 같이한 일행들.

베트남인들에게도 관심과 의미가 큰 장소인지 3-4월의 축제기간에는 물론이고 주말이면 많은 사람들이 몰린다고 한다.
론리플래닛에는 여행자들은 일요일에 이곳
방문을 피하라고 충고하고 있다.

하노이로 돌아와 남프엉 NAM PHUONG 식당을 찾아 아내와 베트남음식의 친교(?)를 다시 시도하였으나 결과는 역시 별로였다.
베트남 음식은 세계적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도 월남쌀국수 집이 많지 않던가.
베트남 음식이 특별히 까다로운 맛을 지닌 음식은 아니었다.
그런다고 아내의 입맛이 까탈스러운 것도 아니었다. 아내 역시 일일 투어 중에 먹는 단체 베트남 음식은 잘  먹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단체 음식보다 질적인 면에서 훨씬  낫다고 생각되는 하노이 시내 베트남음식과
친해지지 않는 이유는 정말 아내와 베트남음식과의 악연이라고 밖에 설명할 수 없는 일이었다.  
덕분에 주문한 음식은 미안하게도 나 혼자서만 포식을 하게 되었다.

*위 사진 :  베트남 음식점  남프엉 NAM PHUONG

* 위 사진 : 하노이힐튼의 클럽 샌드위치.

하노이힐튼에 들려 아내의 저녁으로 클럽샌드위치 포장하여 숙소로 돌아왔다.
그리고 매일 저녁 우리의 단골자리가 된 수영장 옆 테이블에 앉아 맥주를 마셨다.
조명 불빛이 녹아든 수영장의 물은 현란하게 번쩍거렸다. 날씨가 약간 쌀쌀했지만 우리는 개의치 않았다.

하루 일정을 마치고 잠자리에 들기 전의 평온하고 여유로운 시간은 아내와 여행 중 아내와 내가
가장 사랑하는 시간이다. 이럴 때면 우리는 늘 감정의 폭이 커져서 환상 속으로 빠져드는 듯한 기분에 젖어든다.
감미로운 생음악이 있는 자리라면 더욱 좋았겠지만 그런 것이 없는 야외이다 보니
나는 음치의 목소리를 가다듬어 7080의 옛 노래들을 나지막한 음성으로 아내에게 불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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