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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사진/태국

2016 '첫' 여행3 - 푸껫

by 장돌뱅이. 2016. 6. 30.

한국 시간 6월29일 낮 12시반 현재.
푸껫은 비와 바람이 몰아치고 있습니다.
덕분에 외부 일정을 취소하고 방안에서 창을 통해  밖을 보며 이 글을 씁니다만 그리 나쁘진 않네요.
안전이 확보되어 있는 한 외부의 급격한 변화는 아무리 크다해도 혹은 클수록 즐거운 법이잖아요.
그래도 이 심술궂은 날씨가 곧 지나가길 바라면서 며칠 지난 사진을 꺼내 올립니다.



푸껫은 정말 오래간만이다.
미국에 주재원으로 근무하기 전, 그러니까 딸아이 대학 시절에 다녀간 뒤론 처음이므로 얼추 10여 년 만이다.
가끔씩 한국에 올 때마다 시간을 내어 방콕과 치앙마이는 다녀갔지만 푸껫은 기회가 없었다.
이번에도 유럽에서 온 동행이 없었다면 아마 이번에 푸껫을 찾지 않았을 것이다.
우기철의 푸껫이란 아무래도 섬이라는 장점이 반감되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다시 온 푸켓은 그러나 나쁘지 않았다.
도착 첫날은 날씨까지 맑아서 더욱 좋았다.

공항에서 바로 숙소로 가지 않고 빌린 차로 푸켓 타운과 해변을 따라 돌았다.
초행의 친구 가족을 안내해야 하는 상황은 아무래도 '검증'된 장소를 찾게 했다. 

푸껫타운의 바미국수집인 "찌라유왓"을 찾았다.
가게는 크고 넓어져 있었고 에어칸룸까지 있었다.
무뚝뚝한 인상의 주인아주머니도 여전해 보였다.
맛은 예전만 못하다는 평이 있었지만 그래도 가보기로 했던 것은
그 맛이 어디 가겠냐 하는 믿음과 우리 가족의 추억이 있는 곳이기 때문이었다.
자주 반복하는 바, "추억이 있어 세상의 어느 곳은 다른 곳과 구별이 된다."





까따비치롤 들어서는 길목 언덕에 까따락 KATA ROCK이라는 리조트가 새로 생겼다.
푸켓 숙소를 검색하다 보게 되었는데, 비싼 가격에 묵을 수 없지만 수영장에서 바라본 전망이
환상적이어서 잠시 들려 커피 한 잔을 하기로 했다.

예전에 이런 비용이 높고 풍경은 멋진 숙소에서 차나 쥬스 한 잔을 마실 때마다
딸아이에게 약간 겸연쩍은 표정으로 말하곤 했다.
"나는 이런 곳에서 쥬스 한 잔 먹지만 너는 이 담에 이곳에서 묵도록 해라."
반복되는 나의 상투적 공식을 아내와 딸아이는 쉽게 간파 했다.
딸아이는 이런 나의 말에
"아빠 잠은 이런 곳에서 자고 차라리 식사는 맥도날드에서 하자" 라고 대꾸하곤 했다.

   산에 올라 난바다 바라보는 날이여
   어이 너에게
   그리운 것 없겠느냐
   이 눈부신 백년 가득히!

          -고은의 시, 「그리움」 -








까론 비치의 끝단에는 마리나 코티지의 부속식당 "온더락 ON THE ROCK" 이 있다.
90년 대 후반 처음으로 푸껫을 찾은 이래 매번 여행의 마지막 식사를 이곳에서
해지는 노을을 바라보며 하곤 했다.

일행과 파인애플에 담은 마이타이를 마셨다.
마이타이는 태국 칵테일이 아니라 타이티 말로 '최고'를 뜻한다고 하던가?

한때 어린 딸아이에게 푸껫은 최고의 여행지였다.
매번 푸껫만 가자고 주장을 했다.
덕분에 우리 가족 모두에게 푸껫여행은 최고의 추억으로 남게 되었다.
이번에 동행한 친구의 딸에게도 푸껫이 부디 그런 시간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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