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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사진/베트남

2016 말레이시아 KL과 베트남 HUE6

by 장돌뱅이. 2016. 10. 12.

말레이시아에서 호치민을 거쳐 후에로 왔다.
숙소는 후에가 첫 여행지라 시설 보다는 위치를 더 고려하여 HOTEL SAIGON MORIN에 잡았다.
신시가지 쪽에 속해 있지만 사이공모린은 1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곳이다.
구시가지와는 흐엉강(PERFUME RIVER)를 사이에 두고 있다.
호텔 바로 앞에 강을 가로지는 짱띠엔 다리를 통해 조금만 다리품을 팔면 쉽게 건너편을 오갈 수 있다.


아침이면 호텔 주변을 산책했다.

강을 따라 걷기도 하고 강을 건너 구시가지의 시타델 입구까지 다녀오기도 했다.
점차적으로 여행지에서 행동 반경이 점점 작아지고 하는 일이 단순해짐을 느낀다.
나이탓인가? 모르겠다.

언젠가부터 차를 타고 이곳저곳을 부지런히 다니는 것보담은 숙소 주변을 산책하는 것에,
대중교통을 타는 것보다는 그냥 터덜터덜 걷는 것에 더 비중을 두게 된다.
음식점도 가급적 숙소 주변의 걸어다닐만한 거리 안에서 찾는다.

이름난 명소를 찾는 것은 여행의 의무가 아니라 선택이며 부록일 뿐이다.
생경하고 거대한 담론으로 여행을 색칠하거나 여행의 깊은 의미에 천착하고 싶지도 않다.
그저 가볍고 자유로운 마음으로 낯선 공기를 호흡하고 서성일 수 있다는 것만으로
여행은 아내와 내게 충분한 설렘이고 축복이기 때문이다.

   여행은 익숙한 것과의 결별이며 낯선 곳에서 아침을 맞는 것이다.
   달빛 그윽한 밤에 홀로 걷는 것이다. 
   어느 낯선 포구 신새벽에 
   플라스틱
통 속에서 펄펄 뛰는 생선을 보는 것이다. 매화향기 그윽한
   강가에서 
술을 한잔 하는 것이다. 바람이 불어 벚꽃잎들이 눈처럼
   날리는 그 찰나에 그리움으로 터져버리는 것이다.

   여행은 다른 사람이 덮던 이불을 덮고 자는 것이다. 그리고 다른 사람이
   먹던 밥그릇과 숟가락으로 밥을 
먹는 것이다. 온갖 사람들이 다녀간 낡은
   여관방 벽지 앞에서  옷을 갈아입는 것이다. 
그리고 그 낡은 벽지가 기억
   하고 있는 수많은 사
람들의 이야기 속에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는 것이다. 
                                                          - 구본형의 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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