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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사진/인도네시아

지난 여행기 - 2003발리1

by 장돌뱅이. 2017. 8. 13.

여행시기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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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여행 첫
날에


"IT WAS A PLEASURE TO TALK WITH YOU THIS MORNING, AND REFER
TO OUR CONVERSATION
WE SHALL BE PLEASED TO WELCOME YOU IN OUR SURPRISINGLY DIFFERENT PROPERTIES WITH
THE FOLLOWING ARRANGEMENT :......."

ALILA 호텔 그룹의 MANAGING DIRECTOR인 MR TAUFIK으로부터 컨펌 메일이 왔다.
언젠가 인도네시아 출장 중 가루다 항공의 기내지에서 ALILA 호텔의 소개 기사를 보면서
‘다음번에 가족과 발리를 가게된다면 ALILA에 묵으리라’ 생각한 적이 있는데,
그와 여러 번 메일과 전화 통화를 나눈 끝에 최종 컨펌 메일을 받게 된 것이다.
가루다 기내에서 기사를 읽을 때만 해도 가족과의 여행이 이렇게 단 시일 내에 이루어지리라 생각하지 못했다.

이 나라의 모든 수험생 부모가 그렇듯 아내와 나도 고3인 딸아이와의 여행 계획을 대입 이후로 미루어놔야 했던 것이다.
그런데 딸아이가 불쑥 대입 수시 1차에 합격을 하였다. 극심한 경쟁률 때문에 큰 기대 없이 경험삼아 한번 응시해
본 것인데 붙어버린 것이다.
합격을 알리는 딸아이의 전화를 받고 집으로 가던 그 토요일의 행복함을 나는 앞으로도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이다. 출퇴근길에 늘 건너다니던 한강 위에는 유난히도 많은 잔 햇살이 보석처럼 반짝거렸고
낡은 나의 차는 그날따라 경쾌한 엔진소리를 내며 가볍게 다리 위를 미끄러져 달렸다.


그 뒤로 한달 가까운 준비 끝에 TAUFIK 씨의 컨펌 메일을 마지막으로 일정을 확정 지을 수 있었다.
ALILA JAKARTA - ALILA UBUD - ALILA MANGGIS로 이어지는 6박7일의 일정이 었고 우붓과 망기스는
"2 FACES OF BALI" 라는 ALILA의 인터넷 패키지를 이용하였다.

ALILA JAKARTA는 CLUB SUITE ROOM을 배정 받았다. SUITE ROOM답게 널찍한 공간과 현대적인 감각의
인테리어는 아내와 딸아이를 크게 만족 시켰다.
가지고 간 케니G의 CD에서 ‘미라클'을 들으며 우리는 맥주를 마셨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장소에 우리가 와있는 것이다.
어쩌면 기적처럼......

돌이켜보면 삶은 늘 그렇게 경이로움의 연속이었다.
여행 첫 날의 부푼 기대감과 감미로운 음악에 그런 경이로운 분위기가 더해지면서 우리는 밤늦도록
어떤 감격스러움에 흥건히 젖어들어야 했다.

다른 사람들에게 자카르타는 큰 의미를 두지 않는 여행지일 수 있다. 하지만 자카르타는 
90년대 초 우리 가족이 거주했던 적이 있어 늘 우리의 추억을  자극하는 곳이다.
오래간만에 '고향'에(?) 온 듯한 편안함이 감격의 감정을 증폭시킨 탓도 있었던 것 같다.

 

55. 발리로 다시 가는 이유

*위 사진 : ALILA 자체 엽서 중에서

ALILA는 SANSKRIT 어에서 유래하였으며 의미는 ‘놀라움 SURPRISE’ 이라고 한다.
그러나 솔직히 ALILA UBUD과 MANGGIS의 시설은 크게 놀랍지는 않았다. 평범을 약간 상회하는 정도?

가루다 항공의 잡지에 실린 기사나 호텔의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는 사진은 그야말로 사진'빨'이 많다.
광고 사진은 종종 우리 눈을 현혹 시키곤 한다. 어디 사진뿐이랴. 글도 마찬가지이다. 


   풀벌레 우는 소리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 아니, 가슴이 벅차 도저히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테라스의 문을 열었다. 녹색 바람이 불자 촉촉이 물기를 머금은 야자수가 화다닥 몸서리를 쳤다.
   슬리퍼를 이리저리 끌며 코를 벌름거렸다. 흙냄새가 상쾌하다.

   체디 우붓(ALIA UBUD의 옛 이름)은 바다와 해변 대신 숲과 나무를 택한 리조트다.
   자연 친화적이고 전원적이다. 
리조트 어디에서건 펼쳐지는 초록의 향연에 몸과 마음이
   맑아지고 편안해진다. 
온몸 구석구석에 붙은 상쾌한 공기는 편안한 휴식의 시작.
   소란스럽지 않아서 한적해서 좋은 
체디 우붓의 일정이 지금,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트래블게릴라 8호 웹진, 우붓 리조트 ‘체디 우붓’ 중에서-

트래블 게릴라에 실린 ALILA UBUD(옛 이름 ‘체디 우붓’)을 묘사한 감각적인 글이다.
어쩌면 ALILA UBUD을 칭찬한 글 중 최고가 아닐까 한다.
하지만 나에게는 정보로서의 가치보다는 ‘광고성’ 짙은 글로 느껴진다.
광고는 늘 평균치가 아닌 최상의 부분만을 예각으로 세우고 우리의 감각 속으로 파고든다.
다른 상품과 마찬가지로 여행관련한 상품의 이해와 선택에도 자신만의 시각과 감성이 필요하겠다.

그러나 ALILA에는 다소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하드웨어’의 아쉬움을 상쇄시키고도 남을 빼어난
‘소프트웨어‘, 즉 직원들의 편안함과 따사로움과 정감이 묻어나는 감동적인 서비스가 있는 곳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가 발리를 다시 찾게 되는 주된 이유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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