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이면 시작되던 망년회를
올해는 일찌감치 11월에 두 건을 해치웠다.
그 첫번째로 11월 초.
대학 동창 나를 포함 5명이서
충청남도 칠갑산계곡에서
망년회를 빙자한 하룻밤을 보냈다.
저마다 사정을 이리저리 맞추다보니
두달을 거슬러 2005년을 보내버린(?) 것이다.
일년에 한번씩 세월을 거슬러
먼 옛날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날.
젊음이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젊음에 대한 추억이 아름다운 것이라고
누가 그랬다지만
어떻든 무슨 상관인가.
우리가 공유하고 있는 지난 그 시절은
돌이켜볼 때마다
늦은 귀가길
어두운 지하철 창문에 비친
찌든 얼굴 위에 새겨진 세월의 잔주름이나
일상의 진부함과 쩨쩨함이나 권태로움 조차도
산뜻하게 씻겨주는 싱싱한 바람이거나
저마다 지나온 삶의 기억 속에서도
가장 빛나고 눈부신 시간이 아니었던가.
지금의 우리가 무엇이고 어떻든 간에!
(20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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