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 낮.
책꽂이에서 빛바랜 옛 책을 꺼내 무심히 뒤척여 보는데 팔랑 뭔가가 방바닥으로 떨어졌다.
80년대 후반 영화운동을 주도하던 독립영화단체 “장산곶매”에서 제작한 영화 <<오! 꿈의 나라>>의 울산대 공연을 알리는 작은 포스터였다.
“광주민중항쟁을 정면으로 다룬 민족영화.”
“광주, 그리고 아메리칸드림 동두천.”
영화도 연극도 소설도 시도 그림도 음악도 노래도 춤도 늘 사회변혁의 실천적 의미를 물어야 했던 시절. 그 물음들이 이제 삶과 운동을 규정하는 문제가 아닌 '그때를 아십니까' 식의 구태의연한 화젯거리가 되어버린 지도 오래된 터라, 옛 친구를 만난 듯한 반가움에 포스터를 주워 올리다가 문득 박완서의 소설 제목을 떠올리게 되었다.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그 시절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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