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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사진/태국

지난 여행기 - 2011태국파타야(끝)

by 장돌뱅이. 2017. 10. 3.

식사는 두 번 외부로 나가는 것을 빼고는 모두 호텔과 쇼핑몰 내에서 했다.
특히 쇼핑몰 내의 MK수끼집은 두 번이나 갔다. 그곳이 특별한 수끼집이어서가 아니라 편리한 데다가아내와 내가 짧은 기간에 두 번을 먹어도 괜찮을 만큼 수끼를 좋아하기 때문이었다.

썽태우를 타고 바닷가로 찾아간 멈알로이MUMAROI는 한낮임에도 명성이 자자한 식당답게 손님들로 가득했다. 하지만 아내와 내게 그리 크게 인상적인 곳은 아니었다. 파타야 시내 쪽에 옛 멈알로이가 있다고 하는데 그곳에 가면 아내와 나의 평가가 달라질지도 모르겠다.

*위 사진 : 식당 멈알로이

저녁에 간 PIC KITCHEN이 우리에겐 더 좋았다.
개조한 태국 전통 가옥에는 부드러운 생음악이 흘러나왔다.
조명이 요란스럽지 않아 고즈넉한 분위기였다.
작은 접시에 앙증맞게 담겨나오는 음식들은 맛도 뛰어났다.

*위 사진 : PIC키친

맛사지는 세 곳에서 받아보았다.
헬쓰랜드와 렛츠릴랙스, 그리고 렛츠릴랙스 맞은편에 있는 사바나에서였다.

헬쓰랜드는 방콕에서와 같이 훌륭한 시설에 저렴한 가격으로 좋은 마사지를제공했다.
여행자가 찾아가기에 좀 어려운 곳에 있지만 그런 불편함에도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사바나는 원래 계획에 없던 곳인데 예약을 하지 않고 찾아간 렛츠릴렉스에 자리가 없어 대체로 가게 되었다. 사바나에서의 맛사지는 심하게 말하면 구타에 가까웠다. 기운찬 아주머니가 너무 거칠게 내 몸을 다루었다. 거친 것과 기운이 센 것은 다른 것인데 말이다. 가격에 상관없이 좋은 맛사지사를 만나는 것은 그냥 운수소관일 뿐으로 생각하여 속으로 신음을 삼키며 두 시간의 '고문'을(?) 견뎌내야 했다.

렛츠릴렉스는 이미 태국에 널리 알려진 명성을 지닌 곳이다.
다른 두 곳에 대비하여 약간의 고비용이지만 걸맞은 품격이 있었다. 이런 곳에서는 늘 잠이 와서 맛사지를 받고 나면 벌써 끝났나 하는 생각이 들어 공연히 억울해지곤? 한다.

그곳을 어떻게 평가하건 벌써 수십 년 째 파타야의 밤 문화를 상징하는 곳, 워킹스트리트를 가보았다. 어둠에 수평선이 지워지고 난 뒤에 아내와 함께 파타야 해변길을 도는 10밧의 썽태우를 타고 입구에서 내렸다. 번쩍이는 네온사인과 붉은 조명 아래 '립스틱 짙게 바르고' 서있는 젋은 여성들, 맥주 병을 놓고 앉아있는 다양한 얼굴의 사람들. 작은 묘기를 보여주며 구경꾼들로부터 푼돈을 모으는 어른들과 아이들, 시끄럽게 울려 나오는 음악소리와 우리처럼 거리를 흘러 다니는 인파들······

파타야의 나이트라이프는 퇴폐적이며 솔직하고 개방적이다. 보통 퇴폐적인 것은 어둠 속에 숨어있게 마련인데 파타야는 도시 전체에 개방되어 있고 어쩌면 그것이 파타야의 얼굴일 수 있겠다. 야한 복장을 한 여인들이 손짓하는 노천 바는 어느 한 지역에 몰려 있는 것이 아니라 파타야 전체에 산재해 있으며 여인들이 수영복을 입고 춤을 추는 아고고만 해도 꽤 많은 편이다. (···) 그 대표격인 워킹스트릿은 나이트라이프를 즐기려는 관광객의 주요 타깃이 되기도 하지만 파타야의 특성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워킹스트릿은 파타야 시내 남쪽, 남파타야 로드 선착장에서 부다힐로 넘어가는 시암 베이 쇼어 호텔까지 이어진 거리를 지칭하며, 매일 저녁 7시부터 다음날 아침 7시까지 차량 통행이 금지된다. 매연이 심한 파타야에서 차량이 없는 대로를 편하게 걸어 다닐 수 있어 좋다.
-『AV WALKER BANGKOK』 중에서-

파타야 해변의 남과 북을 걷거나 뷰포인트를 가는 아침 산책길에도 워킹스트리트를 지나 보았다.
간밤의 취기와 쾌락의 찌꺼기가 찐득하게 남아있는 듯한 거리에서는 벌써 일을(?) 시작한 것인지 아직 끝내지 못한 것인지 모를 아가씨가 서툰 일본말로 인사를 건네왔다.

워킹스트릿의 모습은 사실 내가 태국에 처음 온 90년대 초반이래 방콕의 어느 골목이나 푸껫의 해변 거리에서도 수시로 마주치게 되는 풍경들이다. 너무 많이 변하는 세상에 변하지 않는 이런 풍경은 정말 시간은 진보된 세상을 남기고 흘러가는 것일까 하는 의문을 가져보게 한다.
워킹스트리트의 입구에 우리나라 거대 기업의 이름이 영문으로 새겨진 커다란 전광판이 어떤 상징적인 해답이거나 풀 수 없는 화두처럼 굳건히 서있을 뿐이다.

돌아오는 길에 길거리에서 망고를 샀다. 이것을 안주 삼아 호텔 방 창문 가까이 의자를 붙이고 밤바다와 불야성의 거리를 내려다보며 아내와 맥주를 나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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