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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단상

'그해'에서 올해까지

by 장돌뱅이. 2018. 5. 20.

문명의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던 20세기.
그러나 20세기의 백년만큼 폭력에 의해 살해된 인간의 수가 많았던 백년은 없었다고 한다.
놀라운 것은 사람을 가장 많이 죽인 폭력의 주체가 갱단이나 조직폭력배가 아닌 국가라는 사실이고, 그보다 더 놀라운 것은 이 시기 국가에 의해 '살해된' 약 2억 명 중에 1억3천만 명이 자국민이라는 사실이다.
국가간 전쟁으로 희생된 인원의 약 2배에 달하는 숫자이다.
국가의 '폭력'은 국민이 위임해 준 것이며 그것은 자국민이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 행사될 때만 정당성을 갖는다는 상식적인 견지에서 볼 때, 우리가 이룬 문명의 이면엔 야만의 그림자가 짙어 보인다.

'5월 광주'에 관한 SBS의 2부작 "그것이 알고 싶다"를 분노와 슬픔이 섞인 착잡함으로 보았다.
방송 후 책장에서 빛 바랜 책과 사진첩을 꺼내 여기저기를 뒤척였다.
젊은 시절 한 후배가 자못 '은밀하게' 전해 주었던 것들이다. 소문보다 훨씬 끔찍하고 낡은 비디오보다 치열했던 '그날'에 대한 글과 사진을 쿵쿵거리는 가슴으로 읽었던 30여 년 전의 기억이 새롭다.

변한 것은 없다. 진실은 아직도 안개 속이다.
저들은 고통 받는 희생자들을 오히려 비웃기라도 하는 양 적반하장으로 여전히 당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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