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지하철 2호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을 나오면 마주치게 되는 거대한 은빛 건물.
마치 SF 영화 속 우주정거장 같은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다.
각종 전시와 패션쇼, 컨퍼런스 등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 복합 문화공간으로
DONGDAEMUN DESIGN PLAZA릐 약자인 DDP는 '꿈꾸고(DREAM), 만들고(DESIGN),
누린다(PLAY)'의 의미도 지닌다고 한다.
이곳 DDP는 아내와 간송미술관 소장품 전시회 때 두어 번 와보았으나
앞으로는 4층에 있는 키즈클럽 디키디키에 손자친구와 자주 와야 할 것 같다.
무엇보다 공간이 넓고 시원해서 활동량이 왕성한 '친구'에게 적절해 보였다.
2. 동대문운동장기념관
동대문운동장은 70년 대에는 서울운동장으로 불렸다.
아시아경기대회와 올림픽을 위해 1984년 잠실에 서울종합경기장이 개장되면서
옛 '서울운동장'은 동대문운동장이란 새 이름을 얻었지만 점차 쇠락으로 접어들었다.
그리고 2007년을 마지막으로 모두 철거되었다.
일제 강점기에 경성운동장으로 지어진 이래 83년만이었다.
지금은 1968년에 설치된 축구장 조명탑 1기가 남아 있을 뿐이다.
내게 이곳에 관한 기억의 대부분은 '서울운동장' 시절에 있다.
첫 국가대표 축구를 '직관'하였던 것은 71년 뮌헨 올림픽 예선전 말레이지아와의 경기였다.
비가 오던 날 무수한 슈팅을 날리고도 허무하게 1대0으로 진 경기.
성난 관중들이 퇴장하는 선수들과 본부석을 향해 원망을 퍼부었다.
육교에 걸려있던 현수막의 글귀가 - "뮌헨은 부른다. 한국의 축구를!"- 마음 아프게 다가오던 날이었다.
프로야구가 생기기 전엔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고교 야구를 보며
지금의 아내와 외야석에 앉아 테이트를 하던 날도 있었다.
동대문운동장 기념관에 전시된 사진과 흑백의 영상, 당시 대회 팜플렛과 입장권 등은
아내와 '서울운동장' 시절을 회상할 수 있는 소재가 되어 주었다.
3. 동대문과 한양도성
"도성을 한 바퀴 돌면서 주변의 경치를 구경하는" 순성놀이는 옛날부터 한양에 있어온 풍습이라고 한다.
하루걸음에 한양도성을 돌면 과거에 급제할 수 있다는 속설도 있었다던가.
천천히 성벽을 따라 걸으며 '자연과 인공의 파노라마'가 주는 즐거움을 감상하는 일은 지금도 다를 수 없다.
굳이 한 바퀴를 돌지 않더라도 동대문 옆 낙성길을 따라 낮은 언덕에만 올라도 풍경은 달라진다.
동대문 근처에서 식사를 하거나 볼 일이 끝나면 잠깐 시간을 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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