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사이 거센 비가 내렸다. 천둥소리를 들으며 잠결에도 이번 여행에서 렌트카와 게라마제도(慶良間諸島)의
도카시키(渡嘉敷)섬을 다녀오는 계획은 포기해야겠다고 최종적으로 마음 먹었다. 아침까지 비가 오락가락
하여 나하 시내에서 별다른 일정을 만들기도 힘든 상황이었다.
원래 염두에 두지 않았지만 오키나와 정기관광버스(okinawabus.com)를 이용한 북부투어는 그 대안으로 택하게 되었다.
"내리세요. 0시00분까지 돌아오세요."라는 싱가폴 출신의 일본인 여성 가이드의 안내를 반복적으로 들으며 가장 '보편적인'
관광지를 돌아보는 가장 '규격화' 된 당일치기 여행 - 출발 장소는 나하 시청 인근의 정기관광버스 터미널이었다.
만자모(万座毛)
바닷가에 코끼리 닮은 바위가 있고 그 위는 만명이 앉을 수도 있다는 평지가 있는 곳.
조인성과 공효진이 나온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에 멋지게 나왔지만 일반 관광객들은 그 절경의 촬영지를
저만치 바라보는 해안길을 돌아나와야 한다. 바닷바람에 섞여오는 무수한 중국어들은 소란스런 덤이었다.
츄라우미 수족관(美ら海水族館 츄라우미수이조쿠칸)
개인적으론 동물원과 더불어 큰 관심이 없는 곳이 수족관이지만 아내와 같이 돌아보니 그런대로 재미가 있었다.
대형 수족관보다 심해어처럼 특성에 맞는 조건을 갖춘 작은 수족관 속에 사는 해양동물들이 더 흥미로웠다.
관람을 마치니 꾸물대던 날씨가 조금 맑아졌다. 수족관 앞 바닷가를 산책하며 이번 여행에서 제대로 만나지 못한
오키나와 바다에 대한 아쉬움을 달래보기도 했다.
나키진성터 (今帰仁城跡 나키진죠우세키)
류쿠왕조 이전에 건립된 성터라고 하니 오래된 유적이다. 1월 말에서 2월 초에는 화려한 벚꽃으로도 유명하다고 한다.
성벽과 그 너머로 멀리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풍경은 이날 여행지 중에서 가장 매력적인 곳이었다.
성터 앞에 있는 박물관에서 가이드는 아내와 내가 한국인인 걸 의식한 듯 전시된 동물의 뼈조각을 가리키며
옛날 조선에서 온 호랑이 이빨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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