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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사진/태국

2006 방콕의 하루4 - 아내의 생일

by 장돌뱅이. 2012. 4. 23.

아침 식사 후 숙소를 쏘이 랑수안의 내츄럴빌 NATURAL VILLE 로 옮겼다.
새로 옮긴 호텔에서 시간을 보내다 한국 식당 서울집에 전화를 걸었다.
아내의 생일 식탁에 미역국을 올려놓고 싶었다.
별도로 부탁을 하려고 했더니 다행스럽게도 미역국이 이미 메뉴에 있다고 한다.
서울집의 사장님은 아내의 생일을 위해 특별히 잡채도 만들어 주셨다.


*위 사진 : 스파1930

식사 후 SPA1930에 들렸다. 1930년에 지어진 집이라고 했다.
고풍스런 건물과 초록의 정원이 잘 어울리는 아담한 곳이었다.
아내는 페이셜트리트먼트를 받고 나는 전통맛사지를 받았다.
조용하고 한적한 분위기에 맛사지를 시작하면서 잠에 빠져 들었다.


*위 사진 : 사판탁신 선착장

저녁 무렵 강변의 오리엔탈 부속 식당인 노르망디 LE NORMANDIE를 가기 위해
숙소를 나섰다. BTS로 사판탁신까지 가서 그 곁에 있는 선착장에서 오리엔탈 호텔의 셔틀보트를 탔다.

내가 가지고 있는 방콕식당 가이드북에는 노르망디 식당에 대해 이렇게 나와 있다.

   OVERLOOKING THE RIVER ON THE TOP OF THE ORIENTAL HOTEL.
   THE "FANCIEST RESTAURANT" IN BANGKOK OFFERS "INCREDIBLE SERVICE"
   AND IS "ALMOST PERFECT IN EVERY WAY" - EXCEPT FOR THE PRICE,
   WHICH IS "VERY EXPENSIVE FOR BANGKOK"

예약시 드레스코드를 물었을 때 짧은 소매의 티셔츠나 짧은 바지 운동화, 샌달 등은
불가하다고 하여 긴 소매의 남방을 입고 갔는데 식당 입구에서 예약을 확인하고 자리를
안내하는 직원이 재킷이 필수라며 식당에 비치된 재킷을 가져다주었다.

예전 같으면 이런 ‘불필요한’ 격식이나 형식을 탐탁치 않게 여겼을 것이다.

“음식점에서 밥만 먹으면 됐지 웬 유난스런 수선이야?”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이런 번거로운 형식에 일부 긍정을 하게 된다.
전통이나 문화란 것도 따지고 보면 해묵은 형식에 다름 아니지 않는가.

자리를 잡고 난 후 식당 노르망디에 대한 느낌은 가이드북에 나온 그대로이다.
정중하고 조용하면서도 세밀한 서비스. 마치 식당 안의 모든 종업원이 오래 전부터
나를 잘 알고 있는 듯 친숙하게 부르는 “미스터 정”이라는 사적인 호칭에서부터
케잌과 노래로 아내의 생일까지 축하해주는 다정다감함 등등.

술잔과 눈빛을 마주치며 나는 아내의 건강과 활기 찬 생활을 빌어주었다.
30바트짜리 국수같은 단촐함으로 아내의 생일을 축하한다고 해도 거기에 담긴
나의 진정을 이해하지 못할 아내는 아니지만 여행 중에 맞는 모처럼의 아내의 생일에
좀 더 특별한 방식으로 그 축하와 기원을 담고 싶었다.

노르망디의 일회성 이벤트라는 것이 일상 속에서라면 아내의 알뜰기준을 통과할 수 없는
사치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여행이란 그런 식의 크고 작은 일탈의 시간을 위해
준비하는 것 아닐까. 식사를 하는 동안에는 창밖으로 내려다보이는 짜오프라야 강위의
배들도 저마다 불을 밝힌 채 따뜻한 동화 속 풍경처럼 떠다니고 있었다.


*위 사진 : 뱀부바.

식사를 하고 같은 호텔 내에 있는 뱀부바 BAMBOO BAR 에 들려 여흥을 이어갔다.
흥겨운 음악과 노래 그리고 아내의 미소.
......
WHAT MORE COULD WE W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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